잘나가는 연구원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에 ‘미쳤다’는 말을 듣는다. 박준성(35) 아모레퍼시픽 한방과학연구팀 연구원은 콩에 미쳤다. 박 연구원은 연구소 내에서 ‘콩 서방’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얼마 전 휴가를 가서도 산을 헤집고 다녔다. 가족에게는 하이킹한다는 핑계를 댔지만 실은 콩을 채집했다. 그는 “연구의 시작은 원료를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이 ‘날콩’에만 관심을 두는 건 아니다. 그는 발효된 콩을 더 열심히 찾아다닌다. 지난 3년 동안 전국을 누볐다. 같은 콩이라도 발효된 기간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효 기간별로 콩 샘플이 필요했다. 그런데 발효해 5년 이상 숙성한 콩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강원도 정선 산자락 마을에서 10년 묵은 된장을 찾을 수 있었다. “산삼을 발견한 심정이 그런 것인지 싶었다”고 그는 당시 기분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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