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드로이드를 모를 때였다. 애플의 아이폰조차 공개되기 전이었다. 2008년 늦가을 엔스퍼트 이창석 대표는 구글을 찾아갔다. 다짜고짜 안드로이드 OS로 태블릿PC를 만들 테니 도와 달라고 했다. 이창석(40)대표는 '구글 실무자들도 반신반의 했다"고 기억한다. 그들은 한국의 엔스퍼트란 회사를 몰랐다. 한국에서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도 전이었다. 잡스가 아이패드로 태블릿PC 부활을 선언한 것도 한참 나중 일이었다. 이창석 대표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엄청난 모험이었다."며 "그때부터 회사 자원을 몽땅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개발에 집중했다." 고 말한다. 개발 기간만 1년 2개월이었다. 엔스퍼트 개발 인력의 70%에 달하는 80여 명이 매달렸다. 80억원이 들었다.
엔스퍼트는 그렇게 한발 앞섰다. 한발 앞서 안드로이드 OS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한발 앞서 태블릿PC 시장을 내다봤다. 한발 앞서 모험을 했다. 결국 경쟁 대기업들보다 한발 빠르게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엔스퍼트가 KT와 손잡고 내놓은 아이덴티티 탭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로는 세계 두 번째다. 아이덴티티 탭 덕분에 KT는 국내 태블릿PC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을 수 있게 됐다. 상반기까지가 스마트폰 경쟁이었다면 하반기부터 태블릿PC 경쟁이 본격화된다. 아이덴티티 탭은 KT로선 비장의 무기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