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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낙관론 조심해야'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강현철
1969년생
서강대 경제학과·동대학원
고려종합경제연구소
SK증권
2002년~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코스피 지수가 1800대에 머문 지 3주째. 1876으로 연고점을 돌파하며 1900을 향해 가고 있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을 때 마냥 반색하던 투자자들도 놀라는 모습이다. 시장은 투자자의 기대에 계속 부응할 수 있을까.

-요즘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뭔가.

“아무래도 연말에 2000을 넘을 수 있을지 가장 많이 궁금해한다. 시장 분위기를 보면 ‘넘는다’와 ‘넘지 못한다’가 5대 5다. 넘는다는 의견이 좀 더 앞서는 것 같다. 거시지표가 나쁘지 않아 3분기에 주가가 좋았다. 4분기 역시 거시지표는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기업 실적 감소가 예상돼 주가 상승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본다.”

-외국인이 이번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 외국인 순매수가 강해졌다는 것에 시장이 고무됐다. 외국인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많은 전문가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듯하다. 지나치게 낙관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장기적으로 외국인 순매수는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남유럽 리스크가 살아 있기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이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외국인이 한국 상장주식을 12조원, 채권을 40조원 샀다. 채권을 많이 샀다는 것은 여전히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올 연말에 홍콩 AIA 상장 등 아시아 공급물량이 늘어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둔화할 수 있다.”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쪽인가.

“연말로 갈수록 더 좋아질 것 같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급상승할 때가 조심할 때다. 이런 때 투자자가 가장 보지 말아야 할 것이 낙관적 전망이다. 주식은 더블딥, 디플레이션 얘기가 나올 때 사야 한다. 리밸류에이션(재평가) 얘기가 나오면 조심해야 한다. 10월에 고점에 도달하면 쉬어갈 것으로 본다. 개인투자자라면 신규 투자하기보다 조정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기를 권한다.”

-투자자가 살펴야 할 지표나 변수가 있다면?

“3분기 실적 시즌에 진입했을 때 예상치를 벗어난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봐야 한다. 또 유럽에서 긴축이 10, 11월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지표는 국내에서 이익수정비율(실적 상향 기업과 실적 하향 기업의 차를 전체 기업 수로 나눈 값)을, 유럽에서 CDS프리미엄을 주목해야 한다. CDS프리미엄이 높을수록 경제가 불안한 것이다. 이 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는 안심할 수 없다.”

-시장이 안정됐다는 신호는 무엇인가?

“세계 국가 대부분이 2008년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2009~2010년에 ‘V’자로 회복했지만 변동성이 크다. 주가나 여러 변동성 지표, 성장률이 안정돼야 한다. 높은 것보다 꾸준히 좋게 나오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돈이 움직인다. 올해 안에는 변동성이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1057호 (201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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