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무뚝뚝한 외모와 냉정한 태도를 갖고 있다. 그는 어리석은 자들을 ‘오냐 오냐’ 넘기지 않았고 오히려 격식도 차리지 않고 그런 자들을 물리치기를 즐겼다. 위축된 모습을 보이거나 모호한 말만 늘어놓는 것은 그의 천성과 거리가 멀다. 물론 온화하고 물러터진 사람이 탁월한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몇몇 FRB 의장과 달리 볼커는 금융과 관련된 문제나 경제를 다루는 방식에 꾸밈이 없고 그의 결정도 대체로 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그가 찬사를 듣는 이유는 그가 언제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시의 적절한 대응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열린 만찬회에서 볼커가 한 발언을 보자. 만찬회는 짧은 임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리처드 래비치 뉴욕주 부지사를 위해 시민단체 커먼 코즈(common cause)가 연 것이었다. 월스트리트가 들뜨고 주식시장은 모락모락 김이 나는 상황에서 볼커는 “이 근사한 나라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난국에 빠져 있고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도 똑같은 상태”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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