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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상가 ‘저위험 고수익’ 찾기 

괜찮은 상권에 50% 이상 분양된 상가 골라야 … 업종 선택도 중요 

박상욱 우리은행 차장

▎지난해 한 상가 분양사무소에서 방문객이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분양상가 투자는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주변에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다들 만류하던데….”

일반 투자자는 분양상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기 쉽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 받은 수익성 부동산은 상가일 것이다. 상가는 임대수익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결정된다. 중소상인의 어려움이 곧바로 상가로 이어지다 보니 상가시장이 침체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가를 제외하면 3억~10억원의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주식을 정리하고 부동산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 때문에 상가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

상가투자 방법에는 기존 상가를 인수하는 것과 신축 중인 상가를 미리 계약하는 분양상가 투자가 있다. 일반상가와 분양상가의 관계는 안정성과 불확실성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기존상가가 이미 임차인을 확보하고 일정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반면 분양상가는 건물이 완공되는 1~2년 후의 상권을 예상해 선점하기 때문에 안정성은 떨어지고 불확실성이 크다. 또한 건물이 예정대로 완공되지 않거나 중간에 시행사가 부도나 건설이 중단되는 최악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증보험 여부 확인부터 해야

그렇다면 좋은 분양상가를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가의 불확실성을 파악하고 그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피다 보면 좋은 물건을 찾을 수 있다. 분양상가의 불확실성은 크게 상가 소유권 이전과 적정 임대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임차인 구성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상가 소유권 이전의 불확실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행법에서는 바닥 면적이 3000㎡ 이상인 건축물을 착공신고 후 분양(일반적인 선분양)하기 위해서는 신탁업자와 신탁계약 및 대리사무계약을 체결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분양보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분양보증은 분양사업자가 파산 등으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면 사용승인을 포함한 당해 건축물 분양의 이행 또는 피분양자가 원하는 경우 납부한 분양대금의 환급을 책임진다.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선호되는 안전장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분양사업자는 비용과 업무의 편의성 때문에 대부분 신탁계약을 선택한다. 신탁계약은 모든 관련 부동산이 신탁되고, 자금도 자금관리회사가 관리하도록 해 분양업자가 임의로 자금을 빼돌릴 수 없게 돼 있다.

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받고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약속했으며 자금이 관리되더라도 위험은 남는다. 분양률이 떨어지면 시행사가 부도날 수 있고, 책임준공이 되더라도 공사비를 못 받은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해 투자자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투자대상 상가의 분양성이 매우 중요하다. 50% 이상 분양 계약이 이뤄졌다면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과 분양대금으로 충분히 사업을 완료할 수 있어 소유권 이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없어지게 된다. 반대로 분양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분양률이 20% 이내라면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투자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임차인 구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대상 부동산 주변 상권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일과 주말 점심과 저녁에 수차례 현장을 방문해 유동인구 수, 유동인구의 동선을 파악하고 기존 상권의 업종 구성과 임대료 수준을 확인해 보면 임차인 구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과거에 인기 있었던 택지지구 내 상가는 상권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택지지구는 상권이 안정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존 상권이 없다.

적정 수익률은 기존 상가 이상으로

최근에는 분양상가의 침체로 ‘선 임대 후 분양’ 상가도 많아지고 있다. 이 경우에도 간혹 임대가 됐다고 속이는 경우가 있다. 임대의향서 대신 법적 효력이 있는 임대계약서를 꼭 작성하고, 계약 취소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금을 가능한 한 많이 받아둘 필요도 있다. 또한 분양업자와 계약 시 ‘만일 완공 전까지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게 되면 상가 매매계약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할 수 있다. 과거에는 분양업자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항이었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침체되면서 대부분 인정해 주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임대업종인지 판단할 필요도 있다. 은행, 증권 등의 금융업종은 일단 들어오면 최소 5년 이상 장기계약이 가능하고, 대기업 프랜차이즈(커피, 도넛 등) 직영 매장 등도 초기 시설비와 법인의 자금력으로 단기간 내에 철수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임차인 구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임차인이 안정적이더라도 임대료 수준을 포기할 수는 없다. 분양상가는 그 지역에서 가장 최근에 신축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기존 상가보다 분양가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임대료로는 원래 있던 상권의 임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상가의 가치는 임대료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최소한 기존 상가 수익률 이상의 물건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3~5년의 투자기간 이후 매각 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이 어려운 지금이 자금을 가진 투자자에게는 보다 좋은 조건으로 상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투자의 적기인 것이다.

1074호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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