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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와 수입,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임대수익 높은 다가구 주택 낙찰 성공 사례 … 입찰 전 권리분석 철저히 해야 

강은 지지옥션 팀장

▎강남구에 있는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여진(48)씨는 몇 년 전부터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의 은퇴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동 40평 아파트와 주식, 펀드, 적금 등 금융자산을 정리하면 9억5000만원가량이 동원할 수 있는 전부였다. 김씨의 목표는 경매로 나온 조그마한 근린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이었다.

마침 서울 신림동에 다가구주택이 경매로 나온 것을 발견했다. 지하층부터 지상 3층까지 4개 층에 원룸이 23개가 있었고 3층에는 김씨가 살 만한 넓은 호실도 있었다. 2008년 준공돼 새 건물이어서 깨끗해 보였고 고시촌에 위치해 있어 서울대 학생을 비롯해 고시생들의 임대수요가 많은 곳이었다.

유치권배제신청서로 문제점 미리 제거

감정가는 12억원. 한 번 유찰돼 9억600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경매정보사이트에는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이 올라와 있었다. 등기부등본에는 저당권과 전세권 가압류 등이 여러 건 있었지만 찬찬히 살펴보니 낙찰 후에 모두 말소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임차인도 상당히 많았지만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은 없어서 낙찰가 이외에 인수하는 보증금도 없다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유치권(미지급된 공사비 때문에 부동산을 공사업체에서 점유하는 권리) 신고가 되어 있어서 이에 대한 자료수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근방 중개업소에서 임대 시세를 물어보니 전세일 경우 2000만원에서 2500만원 선. 월세로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20만~30만원가량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신축건물이어서 임차인을 구하는 것은 수월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해당 건물을 방문해 보니 전실이 임대 중이었고 임대인들에게 유치권자에 관해 물어보니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유치권이 성립되려면 유치권자가 점유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였다.

좀 더 확실히 하고자 경매를 신청한 채권은행을 찾아갔다. 담당자는 유치권배제의견서를 복사해 주었다.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니 유치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듣고 부지런 떨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매 당일 보증금 9600만원을 마련해 경매법정을 처음 찾은 김씨는 6% 수익이 날 수 있는 금액으로 낙찰가를 정하고 10억원 조금 넘는 가격을 써내 경쟁자 2명을 제치고 낙찰 받는 데 성공했다.

낙찰 후 며칠이 지나자 유치권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신이 유치권자이고 원룸 공사를 하고 돈을 못 받았으니 대신 지불하라는 것이다. 이미 김씨는 전문가를 통해 진정성을 확인한 터라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고 바로 잔금납부와 동시에 인도명령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때 법원에는 점유가 없다는 증거 서면을 첨부해 함께 제출했다. 법원에서는 공사대금 입증이 부족하고 점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인도명령 결정이 났다.

낙찰자 입장으로 다시 임차인을 만나니 두 가지로 입장이 갈렸다. 일부는 재계약을 하고 계속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머지는 이사비를 요구하는 사람들이었다. 이사비는 50만원 선에서 합의하고 명도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경매로 넘어갔지만 새 건물이어서 관리상태는 양호한 편이었고 도배나 장판, 카드키, 간판 정도만 수리하고 중개업소에 내놓았다. 원룸은 수월하게 찼고 월세로 500만원가량은 꾸준한 수입이 됐다. 별도의 관리인 없이 김씨 부부가 건물 관리를 하고 가까운 종합수리업체를 정해 소소한 수리는 맡기고 있다.


다가구와 원룸은 주택이지만 임대수익이 높아 수익성 부동산으로 여겨진다. 다가구는 다세대처럼 한 건물에 여러 세대가 살 수 있는 구조인 것은 비슷하다. 다세대는 구분등기가 되어 있어 호실마다 개별 주인이 있는 것과는 달리 다가구는 주인이 하나이며 건물 전체를 소유한다.

다가구는 주인이 거주하면서 나머지를 임대 놓고 월세를 받을 수 있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인기가 있다. 그러나 다가구는 임차인이 많기 때문에 아파트에 비해 권리분석이 까다롭다. 또 여러 명을 상대로 명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명도의 난이도도 높은 편이다. 따라서 임대차 관계와 임대보증금을 정확하게 조사해서 인수금액과 명도비를 감안해 저렴하게 낙찰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역세권, 대학가에 임대수요 많다

명도 과정에서 물어줘야 하는 이사비용도 세대수가 많은 경우 작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으니 미리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오래된 건물일 경우 내부 시설에 대한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 김씨가 낙찰 받은 물건은 새 건물이고 이사하는 세대가 적어 이 부분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권리관계에 대한 분석도 빠트릴 수 없다. 이는 낙찰자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수권리에 따라 경매 낙찰은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클 수도 있다.

최근 1인 가구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가구를 원룸 형태로 개조해 높은 임대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있다. 특히 역세권이나 회사가 밀집된 지역, 대학가 주변이 대표적인 원룸 유망지역이다.

다가구나 원룸은 세대별로 전기나 수도, 가스 계량기가 설치되지 않을 경우 요금 분담에 분쟁이 생길 수 있으니 계약 시 기준을 명확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원룸을 개조하면서 주차장이나 옥상까지 무리하게 방 수를 늘리기 위해 개조한 경우가 많은데 불법으로 개조한 것은 강제이행금이 부과될 수 있다. 사전에 건축물관리대장을 발급 받아 불법건축물로 등재되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1079호 (201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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