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느 실버타운에서 전직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그는 은퇴 후 고향 근처에 전원주택을 짓고 8년 정도 편안하게 살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부인이 병에 시달리면서 전원주택의 악몽이 시작됐다. 나이 탓에 운전하기 어려워 통원치료가 점점 힘에 부쳤다. 결국 노인병원이 있는 실버타운으로 옮겼다. 하지만 입주금을 마련하지 못해 3개월 뒤에나 입주했다. 매달 받는 공무원연금은 생활비로 실버타운에 고스란히 나가고 있다. 이제 와서 전원주택이 이렇게 매매가 잘 되지 않을 줄 몰랐다며 후회막급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노후 주거 계획 탓에 고통만 커진 셈이다.
40, 50대에게 은퇴 후 어디에 살지 물으면 많은 사람이 전원주택, 실버타운, 시골 등이라고 막연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조금만 고민해보면 은퇴 후 살 곳을 고르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은퇴생활은 60, 70대 초반까지의 활동기, 70대 중반~후반까지의 회고기, 80대 전후의 간병기로 나눌 수 있다. 전원주택은 활동기에 지내기 좋지만 회고기나 간병기에 생활하기는 어려운 곳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