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 당신이 자주 가는 곳, 당신이 읽는 책이 당신을 말해준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남긴 말이다. 괴테는 80년이 넘는 생애 동안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 나폴레옹의 집권과 몰락 같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을 겪으면서 넓이와 깊이에서 남다른 문학적 성취를 이뤘다. 그는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을 위와 같이 통찰력 있게 표현했다.
우리는 다르다. 누군가를 평가할 때 괴테보다는 좀 더 세속적이고 편협할 때가 많다.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위험한 상견례’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출신 지역이다. 경상도 여인 다홍과 알콩달콩 연애하며 사랑을 키워 가던 전라도 순수 청년 현준은 결혼을 결심하고 다홍의 집으로 향한다. 뼛속까지 경상도 남자인 다홍의 아버지, 절대 전라도 남자는 안 된다는 아버지 때문에 현준은 전라도 남자임을 감춰야 한다. 지나간 1980년대 이야기이기 때문에 웃으면서 볼 수 있지만 한때 우리 사회에서 출신 지역은 그 사람을 말해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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