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바일 시장을 주름잡던 선두주자 RIM(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2008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알려져 한때 ‘오바마폰’이라는 이름까지 얻은 블랙베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였다. 특히 2003년을 정점으로 비즈니스 시장에서 열풍 같은 인기를 얻어 세계 금융가를 중심으로 성공한 비즈니스맨이 가져야 할 필수 아이템처럼 인식됐다. e메일 등 기업 업무용을 위한 최적의 설계가 최대 장점으로 부각됐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애플 아이폰과 각종 안드로이드폰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블랙베리의 시장점유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블랙베리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던 개발회사마저 블랙베리에 등을 져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검은 딸기’ 블랙베리가 꺾이고 있다.
블랙베리 제조사 RIM의 주주도 떠나고 있다. 실적 하향이 예상되면서 주요 주주가 보유지분을 절반 이상 줄였다. RIM의 6대 주주인 캐나다 투자기업 자리슬로우스키의 스티븐 자리슬로우스키 회장은 6월 17일 “RIM의 시장점유율이 줄고 있다”며 지분의 절반 이상을 매각했다. 지난 1분기까지 RIM 주식 1020만 주 3억6100만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던 그는 주식 매각 계획을 밝히면서 “애플이 RIM보다 시장에서 더 잘한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에 시장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RIM의 주주가 하기에는 부적절해 보이는 말이다. 블랙베리가 더 이상 스마트폰 선두주자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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