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1월 7일. 2년5개월 동안의 대세 상승이 끝났다. 종합주가지수 최고점은 1145.6. 하락은 빠르게 진행됐다. 석 달이 지난 후 20%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일차 지지선이 형성됐고 이후 반등과 재하락 과정을 거친 끝에 1995년 5월 말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상태가 됐다. 대세 상승기간의 주역은 블루칩이었다. 지금은 업종 대표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당시 별칭은 그랬다. 삼성전자·SK텔레콤·포스코 등이 여기에 속했다. 1993~94년 상승을 통해 처음으로 대표주들이 집단화되면서 큰 폭의 상승을 이뤘다. 2만원에 지나지 않던 포스코 주가가 10만원에 육박하고, 삼성전자가 6일 동안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SK텔레콤이 10일 이상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락도 블루칩에서 시작됐다.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하락의 골도 깊어 포스코 같은 경우 고점 이후 4개월 만에 주가가 40%나 떨어졌다.
시장 내부 변화는 종합주가지수가 안정을 찾으면서 나타났다. 상승 내내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이런저런 테마를 형성하더니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움직임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대세 상승이 막바지에 도달하던 때 블루칩에 대한 편중현상이 얼마나 심했던지 전체 종목 중 하락이 85%, 상승이 15%였지만 시가총액 산정 방식 덕분에 종합주가지수가 오를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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