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주행감에 고급 편의장치 돋보여 … 낮은 연비가 흠
JX35는 FX·EX와 함께 닛산 인피니티를 대표하는 레저용 차량(RV)이다. 세 모델 중 가장 길고, 크기가 크다. 시트가 3열까지 있는 7인승이다. 크기나 용도는 승합차에 가깝다. 하지만 차가 뿜어내는 느낌은 전형적인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다. 인피니티 고유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지녔다. 부드러운 변속과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고급 세단에나 장착될 법한 편의장치가 눈에 띈다. JX35를 타고 서울에서 강원도 홍천까지 왕복 300km를 달렸다.
인피니티 특유의 세련된 곡선미길고 큰 차제와 1990kg의 무게. 거대한 몸집을 지녔지만 투박함은 없다. 오히려 고급스러움과 세련미가 묻어 난다. 곳곳에 많은 곡선을 배치했다. G나 M시리즈만큼 굴곡이 뚜렷하진 않지만 인피니티의 상징과 같은 앞 보닛의 물결무늬 볼륨을 넣었다. 앞 부분 자체는 두툼했지만 둥그스름하게 마감해 세련미를 강조했다.차의 C필러 뒷부분을 쿠페처럼 떨어뜨린 것도 특징이다. 내부 디자인 역시 외부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가 많다. 시트와 센터페시아의 소재까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세심한 신경을 썼다.
세단의 주행감SUV의 상징은 폭발적인 힘과 웅장한 엔진음이다. 하지만 JX35를 몰면 세단을 모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조용하고 부드럽다. 이 차는 3498cc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 출력은 265마력, 최대토크는 34.3kg.m이다. 덩치가 크고, 디젤이 아닌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지는 못한다. 일반 주행모드로 놓고 달리면 차가 묵직하다는 느낌도 든다.대신 전반적인 주행감이 안정적이다. 힘을 고르게 분배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의 힘을 낸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RPM(분당 엔진의 회전수)은 4400이다. 엑셀을 꾹 밟고 어느 정도 힘이 모자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훅~ 하고 앞으로 튀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아쉬운 점은 낮은 연비다. 이 차의 공인 연비는 L당 8.4km다. 실제 주행 때 차가 밀리는 도로에서는 L당 5km를 밑돌았고, 고속도로에서 가장 효율적인 속도로 달려도 L당 10km를 넘지 못했다.
보물 찾기의 매력JX35에는 흥미로운 장치가 많다. 다양한 차를 시승하다 보면 아주 사소한 장치에 감동 받을 때가 많다. 이 차는 그런 포인트가 많았다. 고급차에 있을 법한 웬만한 편의 장치는 다 갖췄다. 먼저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면 좌석이 앞으로, 핸들이 아래로 움직인다. 운전자가 타고 내리기 쉽도록 좌석과 핸들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기능이다. 센터페시아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하나씩 단추만한 다이얼이 두 개 있다. 좌석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다.일반적으로 온열시트가 달린 차는 많다. JX35에는 추가로 냉풍 시트 기능도 있다. 등에 땀이 많은 운전자라면 반가운 장치 중 하나다. 차체가 크고 긴 차를 운전할 때 걱정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주차다. 이 차에는 후방 카메라와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있어 좁은 골목 주차도 문제 없다. 차 전체를 위에서 본 화면이 있어 차가 장애물에 닿는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람도 짐도 넉넉하게RV의 차량의 기본은 공간이다. JX35는 그 기본에 충실했다. 3열을 접으면 1277리터, 2열까지 접으면 2166리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3열만 접어도 골프백 4개는 거뜬히 넣을 수 있다. 차 내부 곳곳에는 수납 공간이 풍부하다. 센터페시아에는 2단으로 된 수납 공간이 있고, 운전석 옆과 대시보드에도 꽤 많은 양의 짐을 넣을 수 있다. 차 안에 흩어져 있는 컵 홀더를 모두 합치니 14개나 됐다.짐만 많이 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을 위한 공간도 넉넉하다. 성인 6명이 함께 차에 타 봤다. 앞 좌석과 2열의 적절한 공간을 조정하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했지만, 3열까지 고르게 공간을 배치해 모두 앉을 수 있었다. 장거리 여행을 무리지만 2시간 정도는 참을 만 했다. JX35는 전륜구동 차량이 6700만원, 사륜 구동이 70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