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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도시가 ‘더’ 똑똑해 진다 

진화하는 스마트 시티 

조용탁 이코노미스트 기자
교통망·보안·방제 시스템 한눈에 … 국내 주요 도시 스마트그리드 잇따라 구축

▎인천 송도 유시티(U-City) 운영센터에서 직원이 실시간으로 도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도시는 요즘 스마트 시티 구축에 한창이다. 도시를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다. 관련 기술도 진화했다. 보안·방제·교통통제 등 다재다능하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도시도 늘었다. 도시와 정보기술(IT)이 만나 새롭게 탈바꿈하는 스마트 시티 현장을 취재했다.

6월 13일 제주특별자치도청을 찾은 ‘IBM 스마터 시티 챌린지’ 팀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3주간 제주도 곳곳에 다니며 벌인 조사 보고서를 전달하는 자리였다. 비즈니스 전략과 산업·공공기관·마케팅·기술·스마터시티 분야의 국제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IBM 스마터 시티 챌린지 팀은 제주도가 지능형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조사했다.

이들은 제주도의 현안을 면밀히 파악해 미래 발전을 위한 권고가 담긴 보고서를 제주도에 전달했다. ‘체험중심’의 디지털(온라인)화, 소규모 기업 집단화를 통한 규모의 확대, 개발과 보존의 균형에 대한 ‘비전공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제주도 도시디자인단 박노섭 단장은 “IBM에서 제시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실질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IBM의 스마터 시티 챌린지는 세계 100여 개 도시를 선정해 5000만 달러 상당의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스미트 시티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도시 교통망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에너지 사용을 절감한다. 최첨단 CCTV를 설치해 도시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활발하다. 인천 송도 신도시가 좋은 예다. 2000년대 초반 도시 계획 단계부터 스마트 시티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 초기에는 교통 흐름을 통제하고 CCTV를 설치해 보안을 강화하는 수준이었지만 IT와 도시가 만나면서 송도 유시티(U-City) 운영센터의 역할과 기능이 커졌다. 예컨대 단순히 교통 흐름을 파악해 정체를 줄여주던 단계에서 지금은 위치 인식 플랫폼 기반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시민들은 날씨·뉴스·버스·항공운항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는다.

송도에 설치된 차세대 지능형 CCTV 시스템은 기존의 단순 기록재생 기능에서 벗어나 지능화된 인식 기술을 활용해 범죄를 예방한다. 물체의 움직임 경로를 추적 분석해 이상 패턴을 구분해내고 지능적인 실시간 분석작업과 예측을 통해 사전대응이 가능하다.

최근 문제가 되는 어린이 성범죄 사건의 경우, 이상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사전에 인식해 경찰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 특정 색깔을 인식·분석할 수 있어 치매 노인이나 유아 찾기에도 도움이 된다. 휴가철 빈집을 노리는 도둑을 사전에 인식하고 미리 차단함으로써 휴가철 빈집 단속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송도 U-City 운영센터는 맞춤형 교통정보 등이 제공되는 U-교통, 도시생활안전과 관련된 U-방범, 재난상황을 전파하고 침하·침수 모니터링과 고층빌딩 화재를 감시할 수 있는 U-방재 시스템을 운영한다. 김인수 U-City 기획팀장은 “스마트 시티 서비스를 통해 효율적인 U-City 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스마트 시티를 준비하는 다른 도시들의 표준모델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시티의 진화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분야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을 뜻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원거리에서 냉난방 시설을 점검하거나 회사 사무실 조명을 관리하는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전력망에 IT를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도시 전체의 에너지 정보를 교환하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매년 여름이면 전력난에 시달리는 정부도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관심이 많다.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에 7곳의 스마트그리드 거점 도시를 확보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4일 전력 요금제도 개선, 스마트그리드 기반조성 등에 역점을 둔 지원책을 발표했다. 산자부는 거점도시 구축과 함께 판매경쟁체제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인천·부산·대구·광주·울산 등 주요 도시들이 스마트크리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주 실증단지 글로벌표준 경쟁 참여

지금까지 가장 앞선 곳은 제주다. 2011년부터 운용된 제주 실증단지 통합운영센터는 처음부터 국제표준규격 기반으로 구축·운영됐다. 국내뿐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다지기 위해서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통합운영센터는 실증단지 내 160여 개 회사, 11개 컨소시엄 간 시장·계통 및 에너지 정보에 대한 종합 관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한국IBM이 국제전기표준회의(IEC) 표준규격 기반으로 설계하는 컨설팅을 제공했고, 한전이 관제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영 중이다.

제주 실증단지 통합관제시스템에서 일하는 박종만 한국전력 차장은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글로벌 표준 경쟁이 치열하다”며 “국제표준모델 기반으로 구축돼 운영하는 통합운영센터는 국내 스마트그리드 기술과 상품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데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대기업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한국 IBM이 포스코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이 좋은 예다. 국내 최초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적용 중이다. 포스코는 중국·베트남·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 공장에 새로 개발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포스코ICT 허남석 사장은 “포스코ICT는 기존 수주 사업 중심에서 IT와 제어가 융합된 전반적인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장·도시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보다 정확히 모니터링해 에너지 절감을 지원하는 한편 환경보존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95호 (201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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