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이론을 모르고 비즈니스 하는 건 정석(定石)을 모르고 바둑 두는 것과 같다.” 벤처기업가로 성공해 지난 대통령 선거에까지 나섰던 안철수 의원의 말이다.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과 비즈니스에 관한 이론을 갖추어야 함을 강조했다.하지만 비즈니스맨 중에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마케팅 이론서를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의 80%가 망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다. 비즈니스의 ABC를 모르고 하니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정석 모르고 바둑 둬서야일반적으로 사업가들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처럼 이론을 배운 뒤에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현장 즉 필드에서 실무를 다루며 시작한다. 바둑으로 치면 책을 읽거나 레슨을 받지 않고 처음부터 실전대국을 하는 것과 같다. 골프장에서 레슨을 받지 않고 곧바로 골프채를 들고 필드에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실전경험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경영이론보다 더 신봉하는 경향이 있다.왜 그럴까. 비즈니스에서는 전문성이 별반 필요없다고 보는 것일까. 아마도 이론적 지식을 많이 안다고 수익을 많이 올린다는 보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신기술로 제품을 만들고 바이어를 만나 교섭을 하고 제품 광고를 많이 하면 되지 학자들처럼 이론 타령만 하고 있다고 누가 돈 갖다 주겠느냐고 생각할지 모른다.안철수 의원은 이런 생각이 잘못임을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는 비즈니스에서 이론을 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책의 ‘바둑에서 배우다’란 장에서 자신이 벤처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비즈니스에 관한 이론을 공부한 덕분이라고 한다. 마케팅 이론을 몰랐다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는 이야기다.그는 이론을 튼튼하게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바둑에서 깨달았다고 한다. 대학생 시절 바둑을 배울 때 다른 사람과는 달리 수십 권의 바둑책을 보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다. 먼저 이론적 토대를 풍부하게 갖춘 후 나중에 실전을 한 것이다. 기원에서 처음으로 대국을 했을 때 그는 대패했다.그러나 몇 판 두고 나니 금방 실력이 늘어 아마추어 유단급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단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안철수 의원은 이론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비즈니스도 이론을 알고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며 그래야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실제로 이론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 일본의 다나카 수상은 골프를 처음 칠 때 골프 서적을 두 박스 사서 두 달 간 공부한 후 레슨을 받고 필드에 나갔다고 한다. 필자가 아는 어떤 변호사는 주식을 해보고 싶다고 하더니 주식 투자에 관한 책을 20권 사서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바둑을 통해서 알아보기로 한다.경영이론을 모르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듯이 바둑팬 중에서도 정석과 이론을 배우지 않고 실전으로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이렇게 실전대국으로 실력을 쌓은 사람은 책을 많이 본 이론형에 비하여 대마싸움에 강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 실전 상황에서의 처리가 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