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도 높여 친환경 이미지도 부각 … 기업간 거래(B2B)에서도 포장 중요성 커져
▎노벨리스가 올해 출시한 ‘에버캔’은 재활용 원자재 사용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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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Packaging)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우선 제품 용기나 겉 상자를 가공하는 유형(有形)의 포장이다. 다른 하나는 브랜드 이미지나 판매 전략을 가꾸는 무형(無形)의 포장이다. 불황에 울상인 업계는 최근 무형의 포장도 다르게 바꿔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친환경·유기농이라는 검증된 무형의 포장을 더욱 새롭게 꾸며 성과를 거둔 기업이 적지 않다. 기업 간 거래(B2B)에서도 이런 전략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1. 노벨리스는 알루미늄 압연과 재활용으로 알코아와 세계 알루미늄 시장 선두를 다투는 회사다.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지만 한국에도 법인과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음료수 캔 몸체로 쓰는 알루미늄 판재인 ‘에버캔(Evercan)’을 개발해 업계 최초로 외부 인증을 획득했다.
에버캔은 재활용 원자재 사용 비율이 90%가 넘는다. 비용 절감과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필 마튼스 노벨리스 CEO는 “지속 가능한 소비재 용기 개발에 나서면서 알루미늄 제품 혁신에 다가섰다”며 “알루미늄 음료캔의 재활용재 사용률을 100%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2. 국내 우유업계 3위인 매일유업은 올 들어 유기농 제품 강화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1월에 출시한 ‘앱솔루트 유기농 궁’은 모유를 분석하는 매일모유연구소에서 한국인 영·유아 입맛에 맞게 제작한 유기농 분유다. 특히 영·유아의 변에서 발견되는 유산균 BB-12를 포함해 안전성과 기능성을 강화했다.다른 회사 유기농 분유보다 30% 저렴한 가격인 3만원대에 출시해 반응이 좋다. 이 회사는 2월에도 ‘유기농 아이치즈’ 리뉴얼 제품을 출시해 유기농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이 제품은 소아과 의사가 연구 단계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똑같은 유기농이라도 어떻게 차별화해 선보이느냐가 또 하나의 과제”라고 말했다.포장(Packaging)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제품 용기나 겉 상자를 가공하는 유형(有形)의 포장이다. 다른 하나는 브랜드 이미지나 판매 전략을 가꾸는 무형(無形)의 포장이다. 불황에 울상인 재계는 최근 무형의 포장도 다르게 바꿔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친환경·유기농이라는 검증된 무형의 포장을 더욱 새롭게 꾸며 성과를 거둔 기업이 적지 않다. 기업 간 거래(B2B)에서도 이런 전략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납품하는 업체의 시선을 사로잡을 최선책이란 것이다.노벨리스는 자체 개발해 올해 선보인 에버캔이 저탄소 소재 용기임을 강조한다. 환경 분야 인증기관인 SCS글로벌서비스로부터 재활용 원자재 고비율 제품임을 인증 받았다. 이 회사는 연간 400억개의 캔을 재활용하면서 음료용 알루미늄 캔 재활용 부문을 이끌고 있다.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과 접촉하는 B2B 회사인데 종전과 다른 친환경 포장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계약할 때 비용절감 차원에서 득이 된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음료 캔을 제작할 땐 서로 다른 합금 소재의 캔 몸체부와 말단부가 접합하는 공정을 거친다.노벨리스 에버캔은 음료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12온스 표준 알루미늄 캔의 인증 재활용재 사용 비율을 최소 7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불황에 음료업계는 품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의 원가 절감을 자구책으로 내세웠다. 안전성이 검증된 재활용재로 비용은 덜 들이면서 품질을 유지한다고 하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다른 하나는 친환경성이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노벨리스 홍보를 담당하는 이신애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이사는 “노벨리스와 알루미늄 쉬트 공급 계약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차체 경량화에 혈안이 돼 있다”며 “불황이 이어지면서 연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 차체 경량화를 통한 연비 개선이 화두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알루미늄처럼 가볍고도 강성이 좋은 소재는 납품을 받는 회사 입장에선 에너지 비용 상승의 불안 요인을 극복하게 하는 요소일 수 있다.
▎오리온 ‘닥터유’는 의사와 공동 연구한 제품임을 포장 전면에 내세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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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미지 높이는 ‘무형의 포장’ 확산실제로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에선 철강업계와 알루미늄업계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 기류가 흐른다.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 향상을 위해 알루미늄과 같은 비철금속의 경량 소재 사용 비중을 높이면서 그간 시장을 장악했던 철강업계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제너럴모터스(GM)는 2014년식 실버라도 픽업트럭에 알루미늄 엔진과 후드를 사용한다. 아우디 또한 고연비를 자랑하는 A8 모델에 알루미늄을 많이 썼다. 국제알루미늄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일반 승용차는 대당 알루미늄 포함량이 120~150kg으로 20여년 전보다 2~3배로 증가했다. 철강업체들은 대규모 신소재 개발을 선언하고 나섰다. 알루미늄업계는 차체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쉬트의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며 맞불을 놨다.국내 기업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친환경 포장을 전략적으로 내세운다. 이 회사는 1990년대 중반에 환경경영시스템인 ISO 14001을 국내 최초로 인증 받았다. 2011년엔 업계 최초로 탄소성적인증표지를 따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에코윙 S’는 국내 최초로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회전 저항 기준)을 획득한 친환경 타이어다. 4년 간 5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만든 야심작이다.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에코윙 시리즈는 금호타이어의 3대 친환경 철학인 저연비·저마모·저소음을 구현했다”며 “연비 개선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만능 타이어”라고 말했다. 에코윙 S로 국내 중형차(YF쏘나타 기준)를 탈 때 연간 23만원의 기름 값(전국 평균 L당 2000원 기준)을 아낄 수 있다. 이렇듯 친환경 포장은 곧 거래업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긴요한 무기다. 타이어는 최근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신차용(OE) 타이어 등 B2B가 근간인 업종이다.주로 기업과 일반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B2C 업종에선 똑같은 유기농 포장도 어떻게 다르게 입히느냐가 관건이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아이치즈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면서 ‘닥터 치즈’라는 별명을 붙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과 전문의의 영양 설계를 바탕으로 만든 치즈란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1일 필수 비타민과 무기질 권장량의 30%를 치즈 한 장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가 믿고 먹을 만한 치즈란 걸 강조하기 위해 닥터 치즈란 별명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며 “일반 유기농 제품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유행했기 때문에 차별화가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전국적인 웰빙 열풍을 타면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불황에도 먹을 것엔 신경 쓰자는 이른바 가치소비 심리가 늘어났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떻게 보증된 유기농 제품이냐’는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먹거리 파동처럼 식품 관련 안전사고가 늘면서 음식물의 신뢰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늘어서다. 소비자 불안 심리를 잠재우면서 뭔가 다른 유기농 제품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선 차별화가 필요했다.
전문가 앞세워 신뢰감 높여이 경우 객관성을 확보한 의사의 보증이나 발언을 가져다 쓰면 일반 소비자들이 안도감과 신뢰감을 느낀다. 업계 일각에선 이런 변종 유기농 마케팅을 ‘메이드 위드 닥터(Made with Doctor) 마케팅’이라 일컫는다. 강신장 세계경영연구원장은 “전문가는 때론 존재만으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줘 불신 대신 평안을 갖게 한다”며 “의사와 같은 전문가를 활용한 마케팅이 인기인 이유”라고 말한다.매일유업 외에 오리온도 ‘닥터유’ 브랜드로 이를 활용했다. 제품개발 과정에서 의사들을 참여시켜 그들의 조언을 통해 만든 건강식이란 것이다. 종전에 있던 ‘과자가 몸에는 안 좋지 않을까?’ 하는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불식시키려는 전략이다. 전략은 주효했다.닥터유는 인기 제품인 에너지바가 2009년 출시 이후 국내 기능성 바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런 변종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유기농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끊임없이 커진 데서 비롯된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2006년 1조3000억원에서 2011년 3조9678억원으로 커졌다. 내년에는 4조8000억원대, 내후년에는 5조3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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