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펀드 수난 시대다. 1분기 지뢰밭처럼 악재가 계속 터졌다. 미국 최악의 한파, 중국 경제지표 부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 웅크렸던 펀드 시장이 기지개를 펼 기회를 주지 않았다. 1분기 국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2~5%대를 기록했다. 국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겨우 원금을 지키는 수준에 머물렀다.마음이 떠난 투자자들은 여전히 펀드 시장을 외면했다. 올 들어서 펀드 시장에서 140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선전한 펀드도 있다.국내 중소형주 펀드, 신흥아시아·북미 펀드가 이익을 안겨줬다. 자산운용사의 실력차도 슬슬 나타나고 있다. 펀드 투자자에게 지침이 될 수 있도록 1분기 펀드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도 짚어봤다.‘펀드 보릿고개’는 1분기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연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마음이 떠난 펀드 투자자들은 여전히 펀드 시장을 외면했다. 때문에 지난해 펀드 시장은 사상 최장 기간 자금 유출, 마이너스 수익률 등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내놨다. 이런 분위기는 올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27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598억원,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뭉칫돈은 804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가 올 들어 1800~2000포인트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졌다.국내 주식형 -2.1%, 해외 주식형 -5.3%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감소하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33억원 감소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가 다소 잠잠해지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다. 이어 3월 25일에는 신용평가사 S&P가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저 투자등급인 BBB-로 강등했다. 신흥국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충격이 될 수 있는 사건이다.브릭스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설정액이 1856억원 감소했다. 중국 경제 둔화 우려도 작용했다. 그간 국내 투자자가 선호했던 설정액 7조원 규모의 중국(홍콩H)펀드는 올 들어서만 2802억원이나 자금이 이탈했다. 신흥국 펀드전반에 걸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다만 유럽 펀드(2502억원)·미국 펀드(1074억원)·일본 펀드(297억원) 등 선진국 시장 펀드가 설정액을 늘리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펀드 수익률을 봐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2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1%였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흐름(코스피 -1.51%, 코스닥 +8.82%)보다 못한 성적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5.3%로 부진했다. 그나마 선방했다는 채권형 펀드는 국내 채권형 0.8%, 해외 혼합형 1.0%로 겨우 원금을 보존하는 수준이다(해외 혼합형 펀드에서 2880억원 유출).하지만 아무리 굶주린 보릿고개에도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펀드는 존재했다. 1분기 설정액 10억원 이상 3494개 펀드의 수익률(3월 21일 현재)을 조사한 결과, 국내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무려 26.1%에 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투자신탁1(25.4%)과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1(23.5%)이 뒤를 이어 수익률 최상위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