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ews

세계는 지금 초저가 스마트폰 전성시대 - 저가 단말기 만드는 日 벤처 줄이어 

1만~2만엔대 제품 가격 경쟁 치열해 수익 내기 어려울 수도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번역=김다혜

사진:중앙포토



초저가 스마트폰이 세계 각지에서 속속 등장하면서 애플·삼성전자가 양분한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 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해 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4% 하락했다. 처음으로 300달러를 밑돌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는 205달러로 더 낮은 수준이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의 주력 상품 가격대는 500달러를 웃돈다.

출하대수를 기준으로 봐도 비슷하다. 올해 세계에서 출하대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200달러 미만의 제품이다. 전년 대비 42% 증가한 4억 3000만대가 출하됐다. 연간 총 스마트폰 출 하대수의 40%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400달러 이상의 제품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3억 9000만대로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제 시장을 이끄는 건 200달러 이하의 초저가 스마트폰인 것이다.



200달러 이하 스마트폰 인기

저가 단말기가 얼마나 맹위를 떨치고 있는가는 삼성전자의 동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7월 말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스마트폰 사업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나 감소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의 한 임원은 “중국 등지의 저가 스마트폰과의 경쟁이 격화됐다”며 “재고가 증가하고 판매대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성장 엔진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이 재채기를 하면 관련 사업은 감기에 걸린다. 스마트폰 의존형의 삼성 비즈니스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초저가 바람의 선봉은 중국의 샤오미다. 샤오미는 지난해 여름 799위안(약 13만 4000원)짜리 제품을 발표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현지에서의 샤오미의 인기는 엄청나다. 신제품 예약 시작 1분 만에 15만대, 반나절 만에 500만대가 팔렸다.

2017년 무렵에는 인도가 스마트폰의 핵심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지역에서도 최근 초저가 바람이 거세다. 인도는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8억명이다. 이곳에서 마이크로맥스는 7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을 팔고 있다. CPU나 디스플레이 등 성능이 좋진 않다. 다만,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 소비자를 매료시키면서 점유율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스페인의 BQ, 인도네시아의 스마트 프렌, 필리핀의 체리모라일 등 200달러 이하의 제품을 주력으로 하 는 초저가 브랜드들이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도쿄 아키하바라의 전자제품 매장에서 한 손님은 스마트폰을 들고 “이거 엄청 싸다. 정말 쓸 수 있는 건가?”라며 제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 사람이 쥐고 있 는 것은 일본의 벤처기업 플러스원마케팅이 출시한 스마트폰 ‘프리델 프리오리’다. 이 스마트폰은 매장에서 1만 710엔(약 10만 2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할부로 구매할 경우 데이터통신료를 더한 월정액 이용료는 979엔(약 9400원)이다. 대형 통신사 일반 요금의 7분의 1 수준이다. 현재 일본 대부분의 전자제품 매장이 이 같은 저가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초저가 스마트폰 혁명으로 일본에서는 저가 단말기를 만드는 벤처기업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1만~2만엔대의 단말기가 잇따라 발표됐다. 또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인 NTT 도코모 등 대형 통신사로부터 회선을 빌려 싼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급증했다.

저가스마트폰의 선봉에 선 것이 프리빗(Free BIT)이다. 이 회사의 스마트폰 ‘판다’의 가격은 단말기와 통신료를 합쳐 월 2160엔(약 2만 원)이다. 프리빗은 ‘통신업계의 유니클로’가 목표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판매·서비스까지 자사에서 시행하는 SPA(전 과정을 의류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다. 이시다 아츠키 프리빗 사장은 “단말기 또는 통신서비스 만 취급하는 단품 승부로는 치열한 가격 경쟁 탓에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 탓에 프리빗의 스마트폰 사업은 아직 적자다. 수익은 4분기 이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6 년 계약자 수 100만 이상, 시장 점유율 1%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말기 개발에만 집중하는 벤처기업도 있다. 코비아(covia)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최초로 ‘SIM프리’ 단말기인 ‘프리폰’을 출시했다. SIM프리 단말기는 통신사 회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가격은 약 2만엔(약 19만 1000원)이다. 코비 아 단말기가 싼 이유는 스마트폰을 대량 생산하는 중국 업체의 개발·제조 노하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대만 미디어테크, 미국 브로드컴 등 통신기기 반도체 제조 업체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설계를 담당하는 디자인하우스와 제휴를 맺고 설계를 위탁 한다. 이 경우 생산을 현지에서 바로 할 수 있어 단말기를 싸게 만들 수 있다. 다만, 품질 안정성이 떨어져 이를 관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코비아가 노리는 건 법인 수요다. 최근 후쿠이대 의학부부속병원에 간호사 긴급 호출장치와 연동시킨 스마트폰을 납품했다. 그 외에도 완구 업체의 어린이용 태블릿· 스마트폰, 음식점 대상 단말기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에는 플러스원마케팅이 수많은 초저가 스마트폰 중에서도 특히 저렴한 1만엔짜리 스마트폰 프리텔 프리오리를 내놨다. 플러스원마케팅은 2012년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직원 수는 고작 4명이다. 저가의 비결은 저비용 경영과 단말기 기능의 최소화다. 플러스원마케팅 관계자는 “중국 현지 공장의 제품생산 비율이 늘면서 박리다매로 흑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 이온은 올해 4월 월 3218엔짜리 ‘이온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저가스마트폰을 확산시켰다. 생산된 8000대를 한 달 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7월에는 판매 5만대를 목표로 2탄을 출시했다. 이번에 이온 스마트폰으로 채용된 단말기는 벤처기업 제네시스가 납품한 ‘지니’다.



유통 업체도 초저가폰 경쟁에 뛰어들어

학원·법인 상대로 태블릿 사업을 하던 제네시스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전시회에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였다. 이를 이온이 눈여겨보고 올해 2월부터 제휴를 시작했다. 당시 이온은 제네시스에 5만대 생산을 요구했다. 제네시스가 보유한 중국 공장만으로는 생산능력이 부족했다. 이에 스마트폰 위탁생산 업체인 홍하이에 부탁해 생산량을 맞출 수 있었다. 이온과의 제휴로 제네시스의 인지도는 크게 상승했다. 스마트폰 사업으로는 좋은 출발이다.

저가스마트폰 사업에는 이온뿐 아니라 여러 가전제품 대리점이 뛰어들고 있다. 전자제품 유통 업체인 요도바시 카메라가 단말기와 통신료 포함 월 979엔 상품을 내놓는 등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한편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에 앞으로는 벤처기업들도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향후 가격뿐 아니라 다른 부가가치를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256호 (2014.10.1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