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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 - ‘좋은 저물가’ 시대는 당분간 기대 말라 

부채 많고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는 저물가가 오히려 ‘독’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저물가의 긍정적인 측면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높여 내수를 부양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것도 당시 저물가는 수요 부진보다는 유로화 강세와 유가 하락에 힘입은 것으로 여겨졌으니 그야말로 ‘좋은 저물가(benign disinflation)’ 현상의 전형으로 여길 만했다.

당시만 해도 드라기 총재의 환율전쟁은 ‘내부적’인 것이었다. 남유럽의 물가가 북유럽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남유럽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남유럽의 수출품이 북유럽에 비해 더 싸지기 때문에 남북 유럽 간의 무역수지 적자는 개선된다는 논리다. 실제로 이 이론은 현실경제에서 그대로 통했다. 그러나 남유럽의 저물가는 지난 봄 들어 북유럽으로까지 전염되고 있었다. 유로존 내부의 차별적 물가 변동에 따른 무역 재균형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유로존 전반으로 확산된 저물가 현상은 유로존 문제의 핵심인 ‘과도한 부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기 시작했다.

장기간의 저물가가 부채의 실질 가치를 늘리고, 그래서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저물가와 저성장이 심화되는 악순환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드라기 총재는 그 좋다던 저물가를 불식시키기 위해 3월 들어 ‘환율전쟁’에 본격 돌입했다. 유로화 가치를 끌어 내리겠다고 공언했다.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리고 통화 방출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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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3호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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