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타결됐다. 현 시점에서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의 신경제성장 전략을 이해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중국은 과거 8~9% 성장을 했다. 지금은 7% 성장이 적절한 시대가 됐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내수 중심의 개발, 지속가능한 성장, 시장 중심의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경제 전략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의 경제 협력 모델을 살펴보자. 한국은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해왔다. 주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공장을 세웠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며 중국은 이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이 투자하고 중국이 생산하는 방식으로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로운 모델과 구조가 필요하다. 중국은 수출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한·중 FTA는 단순히 양국 교역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서비스와 문화, 산업 인프라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며 진행해야 한다.
한·중 FTA를 통해 양국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10여년 간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한국의 중간 제품을 대량 조립하는 역할을 했다. 한국은 ‘지나가는 정거장’인 중국에서 물건을 포장한 뒤 재수출해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다른 개발도상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도 중국에서 얻은 흑자로 상쇄했다. 중국 기업의 기술력은 이제 한국에 버금간다. 두 나라의 기술 수준 격차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주요 제품에서 양국 격차는 큰 차별성이 없다. 한국이 중국에서 기술 격차에만 의존해 투자한다면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도 매년 높아졌다. 머지 않아 한국산 중간 제품 수요가 중국에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국 기업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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