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노출 상품 판매량도 ‘껑충’신드롬으로 불릴 만한 인기 비결은 공감대 형성에 있다. 사회초년생들의 힘겨운 적응기를 토대로 하지만 직장 생활이 녹록하지 않은 건 직급과 관계가 없다. 잇단 회의와 야근,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 업무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여기에 여직원에 대한 보이지 않는벽, 계약직의 서러움,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죄인일 수밖에 없는 워킹맘의 모습 등이 매회 다른 인물을 통해 비춰지며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제작진의 사실감 넘치는 연출과 드라마 속 캐릭터의 실감 나는 연기도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로 드라마에 출연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무명의 연극배우 출신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드라마를 계기로 각종 CF에 출연하는 등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방송에서 노출된 음료수와 A4 복사용지, 커피믹스 등 관련 제품의 인기도 높아져 판매량이 급증했다.바둑에 샐러리맨의 이야기를 접목한 작품이다 보니 유통 업계에서는 바둑 관련 상품 판매도 늘었다. G마켓이 11월 한달 동안 바둑 관련 상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바둑을 배울 수 있는 교재나 DVD 등도 주목 받고 있다”며 “마켓 내 인기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바둑이 랭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한편 <미생>은 10월 4째주부터 6주 연속 콘텐트파워지수(CPI) 1위를 달리고 있다. CPI는 지상파 3사와 CJ E&M 채널 드라마·오락·정보·음악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뉴스 구독 순위, 직접 검색 순위, 버즈 순위 등 세 영역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드라마 연장을 요청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줄을 잇지만 <미생> 제작진에 따르면 예정대로 12월 20일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는 계획이다. tvN 관계자는 “대중의 성원에 보답하는 뜻으로 스페셜 방송 2회를 추가 방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미 웹툰으로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진 ‘미생’이 올해는 드라마로 연속 히트에 성공하며 ‘완생’으로 거듭났다.
지상파보다 인기 끈 종편·케이블 히트작 - JTBC ‘비정상회담’, tvN ‘삼시세끼’ ‘꽃보다 청춘’ 등올 한 해 한국인의 사랑을 받은 TV프로그램 가운데는 유독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방영작이 눈에 띄었다. <미생>에 버금가는 인기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을 뿐 아니라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비지상파 출신 작품이 적지않았다. JTBC에서 7월 7일 첫 방영을 시작한<비정상회담>이 대표적이다. 한국인보다 한국말에 능숙한 외국인들이 출연해 한국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회현상 등에 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세계 정상회담에 빗대 세계 청년들의 재기발랄한 시선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본다는 취지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미국·일본·중국·독일 등 다양한 나라를 대표해 나온 청년들이 생각하는 한국과 우리가 아는 한국은 과연 얼마나 다를까. 시청자들은 우리와 다른 세계 각국의 정치·사회·문화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청춘들의 회담답게 이별· 사랑 등 연애 이야기를 주로 하지만 인종 차별이나 사형제도와 같은 다소 무거운 이슈를 주제로 삼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반응이다.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방송 7회(8월 18일 방송분)만에 시청률 4%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이밖에 지난해 <꽃보다 할배>로 시작된 tvN의 ‘꽃보다~’ 시리즈는 올해 성별과 연령대를 보다 다양화해 <꽃보다 누나>와 <꽃보다 청춘> 편을 선보였다. <꽃보다 할배>가 장· 노년층 사이에서 ‘해외 배낭여행’ 바람을 불러 일으킨 데 이어 이젠 전 연령대에서 ‘떠나자’는 반응이 일고 있는 것. 특히 프로그램의 촬영지였던 크로아티아·페루·라오스 등이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해 항공권 예매가 일찍이 마감되는 등 여행 업계에 준 영향도 적지 않다.그런가 하면 <삼시세끼>를 통해서는 ‘힐링에 장소는 중요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연예인들이 한적한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매끼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이 시청자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시골생활에 대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힐링·웰빙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다. 이같이 체험을 바탕으로 한 신선한 소재의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는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