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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QM3 STORY - 르노와 르노삼성의 배지 엔지니어링 

글로벌 분업 체제 결정판 

글 임유신 모빌리스타 에디터
QM3의 기원은 2011년 제네바모터쇼에 나온 캡처 컨셉트카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차는 2012년 부산모터쇼에 르노삼성 엠블럼을 달고 등장했다. 이미 캡처와 QM3가 같은 차가 될 것이라는 운명은 그 때부터 정해져 있었다.

QM3의 밑바탕은 르노 캡처다.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를 베이스로 만든 캡처는 B-세그먼트 크로스오버다. 전통적인 구분으로는 소형 SUV로 분류할 수 있다. 해치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유럽 A·B-세그먼트 시장은 최근 들어 크로스오버 비율이 급속히 높아진다. 캡처는 동급 시장에서 1위를 달린다. 유럽 전체 판매차종 중에서도 15위를 차지하는 등 르노의 효자다.


QM3는 캡처를 기본으로 만든 차다. 달라진 부분이라고는 내비게이션 스위치 배치와 외부 및 스티어링휠에 붙어 있는 엠블럼이 전부다. 같은 차를 브랜드만 달리해서 파는 ‘배지(Badge) 엔지니어링’의 전형적인 예다. 이러한 배지 엔지니어링은 여러 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자동차 회사에서 빈번하게 써먹는 전략이다. 개발비를 줄이는 시너지에다 가지치기 모델이 각자 브랜드가 지닌 인지도를 활용해 판매를 극대화 한다.


▎르노 캡처 컨셉트카.
르노삼성은 르노의 자회사다. 모델 개발과 공유가 수시로 이루어진다. 르노삼성이 만든 차는 르노 배지를 달고 유럽에서 팔린다. 대표적으로 QM5는 한국 부산 공장에서 만들어 꼴레오스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수출한다. SM3·SM5 등도 비슷하다. 캡처가 2011년 제네바 모터쇼에 컨셉트카로 등장했을 때 현재 양산 모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근육질에 유연한 라인을 지녔다. 2도어 구조에 걸윙 도어를 갖춰 대중적인 SUV라기보다는 스포츠 크로스오버 성격이 강했다. 캡처 컨셉트카는 2012년 부산모터쇼에 르노삼성 배지를 달고 등장했다. 캡처가 르노와 르노삼성의 공동 모델이 될 것이라는 암시였던 셈이다. 캡처 양산모델은 2013년 3월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선보였다. QM3는 같은 해 12월 예약 판매를 통해 한국 시장에 데뷔했다.

캡처와 QM3는 근본적으로 같은 차라 엔진도 같은 것을 쓴다. 다만 엔진 종류를 어떻게 하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유럽에서 팔리는 캡처는 0.9L 90마력, 1.2L 116마력 가솔린 터보와 1.5L 90마력 디젤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변속기는 수동 5단, 자동 6단(DCT)이다. QM3는 디젤 엔진과 자동변속기 모델만 나온다. SUV하면 디젤이 대세인 국내 사정을 감안해 르노삼성이 내린 결정이다.

QM3 생산은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에서 이루어진다. 클리오 등을 만들며 승승장구하던 바야돌리드 공장은 클리오 생산공장 이전과 새로 배정 받은 모두스 모델 물량 감소, 유럽 경제 위기로 2009년에는 공장 폐쇄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캡처와 QM3를 배정 받은 후 생산 증가로 바야돌리드 공장은 회생했다. 르노삼성 역시 QM3 투입 이후 QM3 인기에 힘입어 전체 판매량이 증가했다. 캡처와 QM3가 르노와 르노삼성 모두에 이득인 셈이다.

QM3의 한국 내 성공에 따라 앞으로 르노 모델이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은 더 커졌다. 캡처와 QM3가 그 시작을 잘 다져 놓은 것이다.

1288호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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