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일상을 벗어나 훌쩍 떠나자 

 

이준규 에어비앤비 한국 대표
유난히 더웠던 여름의 끝이 보인다. 곧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올 것이다.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영근 벼가 추수를 앞두고 황금빛 물결을 출렁이는 모습이 벌판에 가득할 것이다. 뚜렷한 사계절 덕에 우리 조상들은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손재주가 발달했고, 머리가 좋은 한국인의 특성이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시사철 부지런히 움직이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며 살아왔다. 이런 문화는 지금 한국인의 일터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다. 현대 한국인 역시 부지런하다.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일한다. 여기까지야 우리 민족의 운명이라 받아들일 수 있다. 쉬지 않고 성실히 노력한 덕에 지금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부모 세대의 노고 덕에 우리가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아쉬운 점도 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잘하는데, 여가를 보내는 일은 아직 미숙하다. 반가운 친구를 만나거나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는 순간 문제가 생긴다. 뭘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우리의 놀이문화가 너무 단순하다.

문화는 삶의 방식이다. 살며 사랑하는 방식이 쌓이며 고유의 행동방식이 나타난다. 한민족 역사를 5000년이라 하지만, 조상들이 쌓아온 놀이문화 가운데 지금 우리 주위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적다. 여가를 보내며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은 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역사책을 보면 한민족은 먹고 마시고 춤을 즐기는 민족이라고 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료들을 보면 폭탄주를 마시고 노래방을 찾는다. 하지만 업무에 시달린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것과 조상들의 놀이문화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놀이문화가 필요하다. 나는 그래서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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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호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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