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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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80% 이상을 건물 안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이나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에서 바닥재는 건강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인테리어 자재라 할 수 있다. 늘상 바닥재를 밟고 생활하기 때문이다. 온돌문화와 함께 필수품으로 자리잡아온 PVC(폴리염화비닐)시트 바닥재, 일명 ‘장판’으로 불리던 제품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친환경성, 실생활 층간소음 저감, 충격 안전성능, 화재안전성능 등의 기술이 속속 반영되고 있다.LG하우시스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원료(PLA , Poly Latic Acid)를 바닥재 표면에 적용한 기술의 제품을 내놓았다. PVC바닥재는 아래부터 발포층-인쇄층-표면층으로 구성되는데, 피부와 접촉이 일어나는 제일 상단인 표면층에 식물성 원료를 적용한 것이다. PVC바닥재는 제조 과정에서 제품의 유연성·가공성을 높이기 위해 가소제가 필수적으로 첨가된다. 가소제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우리 몸 속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등의 유해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이다.PLA는 옥수수에서 녹말성분을 추출해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든 젖산을 중합해 만든다. 그동안 이 옥수수 성분의 식물성 원료(PLA)로 유아용 완구 및 식기 등을 만들기는 했지만 바닥재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돌돌 말리는 바닥재는 콘크리트 바닥에 깔아서 시공하기에 유연성과 가공성이 필수인데, PLA가 딱딱한 성질을 갖고 있어 이러한 성질의 물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LG하우시스는 독자적인 PLA 가공기술로 이를 극복했다. 수많은 실험을 거친 결과 기존 PVC수지보다 내구성이 강한 최적의 배합조건을 찾았다. 또 PLA 같은 식물성 수지의 경우 기존 PVC수지에 비해 온도가 조금만 높아도 생산라인에 달라붙고 반대로 온도가 낮으면 접착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어, 각 층의 온도를 각각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도 성공해 바닥재에 세계 최초로 식물성 원료를 적용하게 됐다. LG하우시스는 옥수수 성분의 식물성 원료(PLA)를 적용한 제품에는 옥수수의 학명(zea mays)에서 차용한 ‘지아(zea)’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 세계 첫 적용
▎사진: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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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바닥재도 대거 등장했다. 의자 끄는 소리, 청소기 소리 등 실생활 층간소음(경량충격음)은 층간소음 저감용 기능성 바닥재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발포층을 두껍게 한 바닥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동안은 2~2.2mm 제품이 가장 널리 쓰였지만, 4.5mm, 더 나아가 6mm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발포층의 공기구멍(발포)이 작고 수가 많아 지도록 해 소음이 발생하면 이 많은 공기구멍을 통과하면서 아래 층으로 전달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충격량이 분산돼 사람이 느끼는 소음의 정도가 작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발포층이 차음소재층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충격 흡수와 탄성력이 필요한 스포츠 경기장 바닥에 적용되던 고탄성 발포 처방기술을 주거용에 적용한 것이다. 발포층을 두껍게 한 만큼 바닥재가 압축된 후에 다시 복원되는 탄성력도 좋아졌다. 덕분에 보행 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합판마루와 대비해 약 40% 정도 줄여줄 수도 있다.층간소음이 이슈가 되면서, 건설사마다 앞다퉈 차음자재나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고망간 바닥판을 이용해 층간소음을 낮추는 기술을 지난해 개발했다. 바닥에 가해지는 진동 에너지를 고망간 바닥판이 흡수하는 원리다. 대림산업은 층간소음의 주 발생 장소인 거실과 주방에 일반아파트(20~30㎜)보다 2배 이상 두꺼운 60㎜ 두께의 바닥 차음재를 설치해 층간소음을 줄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광주시 ‘태전 아이파크’에 층간소음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GL시스템’을 적용했다. GS건설은 대표적인 생활 소음으로 꼽히는 욕실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일부 단지에 ‘층상 배관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엔 아랫집 욕실 천장에 배수관이 설치돼 윗집의 욕실 소음이 아랫집에 전달됐지만, 층상 배관시스템은 배수관을 본인의 집에 설치토록 해 아랫집에 관련 소음이 전해지지 않는다.
오염에 강하고 충격 흡수 기능도 높여
▎단위: dB(데시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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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바닥재 표면에 미끄러움 방지 기능까지 더한 제품이 선보였다. 소비자보호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걸음마기(1세~3세)에 유아들에서 바닥의 미끄러움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어 주거용 바닥재에서도 미끄러움 방지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LG하우시스 ‘지아사랑애’는 바닥재 표면에 미끄러움 방지 기능을 더한 제품으로 한국건자 재성능연구원에서 테스트 한 결과 마루 대비 1.3배 마찰력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닥재 표면을 코팅할 때 독자 개발한 미끄러움 방지 입자를 함께 처방해 미끄러움 방지 기능을 구현했다. 그만큼 미끄러움 관련 사고를 줄일 수 있다.주거용 바닥재가 친환경성과 실생활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병원·학교·선박 등 상업용 공간에 쓰이는 바닥재는 각각의 용도에 맞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병원 및 건강검진센터 등 의료시설용 바닥은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오염 물질에 강한 내오염성과 많은 사람이 오가며 밟아도 손상이 없는 장기 내구성능이 필수로 꼽힌다. 의료시설용 바닥재의 경우는 고밀도 폴리우레탄 표면 코팅 등을 통해 요오드 등 병원에서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오염물질에 대한 내오염 성능을 확보했다. 교육시설용 바닥은 안전사고에 대비한 충격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체육관 등 어린이 시설 전용 바닥재로 두께가 일반 상업용 제품(대략 3㎜) 대비 두 배 정도 두껍다. 바닥재의 충격 흡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쿠션층을 별도로 삽입하기도 한다. 선박용 바닥엔 운항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큰 사고인 화재에 대비해 잘 타지 않고 연기와 유독가스 발생이 적도록 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