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위워크 강남역점에서 만난 올레 러치 위워크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니징 디렉터는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1년 동안 준비했다”면서 “위워크의 고유한 커뮤니티 문화를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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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에 자리한 홍우빌딩이 공간공유 비즈니스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이 된 미국의 스타트업 ‘위워크(wework)’의 한국 진출 기지로 탈바꿈했다. 19층 건물 중 8층부터 18층까지 위워크 공간을 마련했고, 이곳에서 1000명이 일할 수 있게 됐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6번 출구로 나와 1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교통의 요지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위워크 강남역점은 8월 1일 문을 열었다.강남역점 오픈 준비를 위해 미국에서 건너온 올레 러치(Ole Ruch, 29) 위워크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니징 디렉터는 “강남 역점은 1년 동안 준비한 곳”이라며 “강남역점의 규모는 다른 공간과 비교하면 보통이다”라며 웃었다. 세계 12개국 30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위워크 공간이 마련돼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영국 런던에 있다. 3000여 명이 일할 수 있는 규모다. 러치는 “한국에는 1인실부터 최대 53인실까지 마련해 1인 스타트업부터 기업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워크는 스타트업만 이용하는 곳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IBM·GE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위워크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창업 6년 만에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강남역점에 마련된 공간은 유리벽으로 구분돼 있다.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서로 알 수 있는 열려 있는 구조다. 프린터, 초고속 인터넷, 24시간 가동되는 에어컨 등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제반시설을 갖췄다. TV와 무선 스크린 프로젝션, 스피커폰 및 화이트 보드가 갖춰져 있는 다양한 크기의 컨퍼런스 룸은 웹 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30분 단위로 예약해 사용할 수도 있다.지난해 2월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위워크의 기업가치를 60억 달러(약 6조7500억원)로 추산했다. 러치 디렉터는 기업가치와 매출액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세부적인 수치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장은 언제쯤 하나”라는 질문에도 “시기나 방법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창업한 지 6년 만에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데는 독특한 ‘커뮤니티 문화’ 덕이 크다는 분석이다. 위워크는 단순하게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사용하는 이들을 위해 활발한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고 있다. ‘위워커(위워크 공간을 사용하는 회원)’들은 언제나 서로 소통을 할 수 있고,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만족해한다. 그 중심에 커뮤니티 라운지와 커뮤니티 매니저가 있다. 라운지에는 커피·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수가 비치되어 있다. 위워커들은 언제든 라운지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매주 공식·비공식적으로 칵테일 파티나 교육 프로그램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위워커들은 이런 이벤트에 마음껏 참여해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부족한 부분도 채울 수 있는 정보를 얻게 된다. 예를 들면 스타트업 창업자가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도움을 요청하면 위워커가 나서서 사람을 소개해주는 식이다. 위워커들은 커뮤니티를 이용해 자신들이 개발한 서비스나 제품 홍보와 신규 고객 확보도 가능하다.강남역점 18층에도 대형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열린다. 러치 디렉터는 “각 층마다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라운지를 마련했다”며 “이 공간에서 위워커들이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역점의 커뮤니티를 책임진 김수진 커뮤니티 매니저는 “지난 1월부터 뉴욕 본사에 가서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며 “위워크의 자유로운 기업 문화와 커뮤니티 매니저가 해야 할 일을 몸으로 체득했다”고 설명했다. 러치 디렉터는 “위워크 회원이 되면 세계에 마련된 위워크 공간을 어디든지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위워크는 강남역점의 운영을 위해 10여 명의 인력을 선발했다.위워크 공간을 사용하는 비용은 1인 기준으로 월 35만원(사무공간에서 빈 자리를 택해 업무를 보는 방식), 월 48만원(오픈된 공간에 자신만의 전용 데스크 마련), 월 69만원(1인용 개인 사무실)이다. 비용은 인원과 공간의 성격, 사무실 위치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멤버십 비용이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위워크를 이용하면 보증금이나 관리비 같은 제반 비용도 없고, 시설 관리나 청소 등 사무실 관리에 신경쓸 게 하나도 없다”고 위워크 관계자가 설명했다. 러치 디렉터는 “비용 산정은 나라마다, 또는 위워크 공간이 들어선 곳에 따라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높아지는 사무용 부동산 공실률이 걸림돌한국의 강남역점은 중국 상하이에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로 마련됐다. 홍콩과 호주에도 곧 마련될 예정이다. 일본을 제치고 한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 “아시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우선순위에 따라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을 2번째로 선택했다”고 러치 디렉터는 설명했다. “해외에 들어선 위워크 멤버사 중에 한국 기업이 많았다. 한국이 혁신적인 문화가 많고, 기업들이 변화를 수용하는 면에서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역점에는 법무법인 세움을 포함해 스타트업 노리, 영상제작 플랫폼 쉐이커, 세계 최대 맥주회사 인베브의 크래프트 비어 담당팀 등이 계약했다.지난 7월 27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구엘 맥켈비 위워크 공동창업자와 ‘서울시-위워크 간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서다.위워크의 한국 사업 전망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2013년 4분기부터 2016년 2분기까지 조사한 상업용부동산 공실률에 따르면 10.7%(2013년 4분기)를 기록한 이래 13.4%(2016년 2분기)로 계속 상승 중이다. 한국에도 패스트파이브·르호봇 같은 공유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황과 치열한 경쟁에 대해서 러치 디렉터는 “위워크라는 브랜드 힘은 크다”고 단언했다. “위워크 공간이 마련되면 보통 1년 이내에 90% 이상의 계약이 된다”며 “상하이 위워크경우 1개월 만에 100% 계약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의 경쟁상대는 경쟁사가 아니라 일 자체”라며 “창업 후 6년 동안 세계에 불고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성장한 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