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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국 마스크팩 시장] 7조원 시장 잡아라 ‘대접전’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해마다 20%대 성장률 기록... 진입장벽·충성도 낮아 차별화 필수

▎지난해 10월 중국 산둥성의 인줘 백화점에서 열린 화장품 판촉전에서 한국 기업들이 자사의 마스크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서울 명동의 올리브영 플래그십 스토어(명동본점). 진눈깨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매장 안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특히 매장 중앙에 크게 자리한 마스크팩 진열대 앞에는 물건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는 중국 관광객의 모습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올리브영 홍보팀 안창현 대리는 “명동본점의 경우 평일 1만 명, 주말 1만5000명 정도가 다녀가는데 그중 60% 정도가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이라며 “이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품목은 마스크팩을 비롯한 스킨케어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관광객들의 인기에 힘입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마스크팩 매출은 해마다 평균 7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들어서도 2월 2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득 증가와 소비층 변화가 성장 요인


이처럼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의 국산 마스크팩 구입 비중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에 진출한 한국 제품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칭다오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의 마스크팩 시장은 2012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까지 매출액 성장률 19.72%를 기록하며, 스킨케어 화장품 산업에서 가장 빠른 성장 영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5년에는 약 4조 30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6조9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화장품 시장의 약 18%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처럼 매년 20%에 가까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마스크팩 시장은 2020년 13조5000억원 규모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마스크팩 브랜드는 300개 정도다. 2012년과 비교해 4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주요 소비층은 20~35세 여성이며, 매주 마스크팩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16%에서 19%로 상승했다. 특히 중국 1선(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톈진) 및 2선(항저우, 난징, 칭다오, 하얼빈, 시안 등) 도시의 46~50세 여성 소비자 중 9.4%가 매주 마스크팩을 사용한다고 밝혀 마스크팩의 소비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구 기준으로는 100명 중 45명이 마스크팩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10%의 소비자는 연간 6회 이상 재구매를 하고 있다. 심률 코트라 칭다오무역관 차장은 “중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당 가처분 소득이 2014년 2만167위안에서 2015년 2만1966위안, 2016년 2만3821위안으로 매년 6~7% 정도 성장하고 있다”며 “1980~90년대생들이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마스크팩을 사치품에서 일용 소비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마스크팩 시장은 다른 제품들과는 다르게 특정 브랜드의 독점 현상이 없어 한국 중견·중소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엘앤피코스메틱, 리더스코스메틱, 제이준, 에스디생명공학 등을 꼽을 수 있다.

2009년 중국에 진출한 엘엔피코스메틱의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은 전문성과 안전성을 키워드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피부과 의사들의 검증을 받은 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로 중국인들을 사로잡았다. 대중국 수출액은 2015년 121억8000만 원에서 2016년 319억7000만원으로 163% 증가했다. 또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티몰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광군제 기간 인기 브랜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2014년 화장품 전문 쇼핑몰 쥐메이를 통해 중국에 본격 진출했다. 같은 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마스크팩 부분 매출 1위를 기록했고, 2016년 중국 왓슨스가 뽑은 10대 브랜드에 한국 마스크팩 업체 중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리더스코스메틱의 매출액은 2014년 1200억, 2015년 1728억, 2016년 1813억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에스디생명공학은 우수한 품질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 제품은 2014년 선보인 ‘SNP 바다제비집 아쿠아 앰플 마스크’다. 현재 1억 장 이상 판매된 이 제품은 중국에서 귀한 보양 재료로 알려진 바다제비집으로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NP 화장품의 전체 매출은 2014년 10억원, 2015년 747억원, 2016년 102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15년 설립된 신생 기업 제이준은 창업 2년 만에 마스크팩 하나로 1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80% 정도가 중국에서 나온다. 특히 지난해 광군제 기간 전후로 4500만장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엘앤피코스메틱의 메디힐 N.M.F 아쿠아링 앰플 마스크, 리더스코스메틱의 메디유 아미노 모이스처 마스크, 에스디생명공학의 SNP 바다제비집 아쿠아 앰플 마스크, 제이준의 블랙 물광 마스크.
한국야쿠르트에서도 마스크팩 선보여

최근에는 중국 마스크팩 열풍에 자극을 받은 타 업종에서도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추세다. 지난 1월 한국야쿠르트는 ‘하루야채 마스크팩’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도 요구르트를 활용한 ‘요구르트마스크팩’을 출시했다. 자체상품(PB)으로 출시한 ‘요구르트젤리’가 인기를 끌자 그 연장선상에서 마스크팩을 내놓은 것이다. 차은지 비식품팀 MD는 “요구르트를 활용한 이색 상품들이 SNS를 통해 중국 관광객들의 인기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요구르트마스크팩도 색다른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스크팩 시장은 다른 화장품 시장과는 달리 진입 장벽이 낮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충성도도 낮아 제품의 상대적 경쟁력이 필수다. 심 차장은 “마스크팩 기능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성분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요 소비층인 2030 여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제품 디자인과 소통 방식 등에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중국에서는 가임기나 임산부 여성들을 위한 천연 마스크팩, 태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마스크팩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신규 진입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이 부분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1374호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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