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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끼떡볶이’ 개발한 김관훈 ‘다른’ 대표] 전국 떡볶이 모두 맛 보고 창업한 ‘떡볶이 마니아’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회원 3만 명인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경력... 취향 따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김관훈 ‘다른’ 대표.
떡볶이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두끼떡볶이’를 운영하는 김관훈(39) ‘다른’ 대표는 창업에 앞서 ‘떡볶이 전문가’로 먼저 유명해졌다. 어릴 적부터 떡볶이를 좋아한 그는 2011년 7월 한 포털 사이트에 ‘떡볶이의 모든 것’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평소 즐기기만 했던 떡볶이를 제대로 한번 공부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떡볶이 명인’을 꿈꾸던 그는 인터넷 카페 개설과 동시에 주말마다 전국 맛집을 찾아 다녔다. 3만 명에 이르는 카페 회원 중에는 김 대표와 같은 떡볶이 마니아는 물론, 식당 주인, 식자재 납품업자 등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5년 동안 자동차로 37만㎞를 운전해 수백 곳의 떡볶이 가게를 다녔습니다. 자연스레 어떤 떡이 맛있는지, 식자재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었죠. 카페 회원들과 버스를 대절해 떡볶이집 투어를 다니며 떡볶이 명인들도 많이 만났고요.”

전국의 내로라하는 떡볶이 맛집을 다녀보니 지역별 특색이 뚜렷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로 넘쳤던 부산은 부족한 쌀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물에 불려 떡 형태로 만들었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 쌀떡볶이가 많고, 어묵처럼 꼬치에 떡을 끼워 파는 물떡도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대구는 간이 센 편이다. 김 대표는 “더운 기후 탓인지 떡볶이도 맵고 짠 편”이라며 “대구을 대표하는 떡볶이집을 가보니 후추를 많이 넣고, 카레향이 강하게 났다”고 말했다. 그는 “떡볶이를 하도 많이 먹어서 이제는 보기만 해도 어떤 재료가 들어가고, 어떤 맛이 날지 짐작이 갈 정도”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창업에 앞서 그는 중고 푸드트럭을 400만원에 구입해 1년 6개월 동안 떡볶이 장사에 뛰어들기도 했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을 다니며 1일 분식점을 열었다. 그의 떡볶이 푸드트럭은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촬영장으로 푸드트럭을 불러주는 ‘밥차 문화’의 시초가 됐다.

2년 만에 가맹점 100호점 돌파

김 대표가 5년 넘게 ‘떡볶이 순례’를 하며 내린 결론은 떡볶이에 지역 특색은 있어도 절대적인 맛은 없다는 것이다. “지인이 전국 최고라고 극찬한 집에 가서 떡볶이를 먹어보니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어요. 또 제가 맛있다고 생각한 곳에 카페 회원 50명을 데리고 갔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을 때도 있었고요.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지역별로 선호하는 양념도 다르고,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는 자기 입맛에 맞는 떡볶이를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미 조리해놓은 떡볶이를 담아서 내주는 떡볶이 전문점은 많지만 고객이 앉은 자리에서 끓여먹는 즉석 떡볶이 전문점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는 2014년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나섰다. 이미 수 년간 떡볶이를 연구한 덕분에 막상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에 1호점을 내기까지는 석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눈여겨본 떡볶이 관련 업체와 식자재 공장 50여 곳을 돌며 전에 없던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의 떡볶이 가게를 고안했다.

떡볶이 전문가를 자처한 김 대표가 만든 ‘두끼떡볶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취향에 따라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무한리필 떡볶이 브랜드다. ‘떡볶이로 한 끼, 볶음밥으로 두 끼’를 해결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2000년대 초반 ‘아딸’ ‘죠스떡볶이’ ‘국대떡볶이’ 등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성행하며 이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바뀌었다. “국내 외식 창업시장에서 떡볶이·치킨·피자·김밥 메뉴는 사라지지 않는 메뉴입니다. 치킨의 경우 한때는 찜닭이, 이후에는 불닭이 유행했듯 트렌드나 형태가 변하기도 하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아요. 떡볶이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메뉴를 제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두끼떡볶이에서는 자체 개발한 소스 9종과 떡 10종을 이용해 입맛에 따라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매장 중앙에는 떡볶이에 필요한 재료를 모아놓은 셀프바가 있다. 이곳에서 순대·어묵·쌀국수·튀김·라면 등 원하는 재료를 골라 떡볶이에 넣으면 된다. 일정한 맛을 고수하지 않고, 자신만의 레시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모디슈머’ 열풍과도 맞아떨어졌다.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으면 두끼떡볶이의 ‘떡모소스’에 ‘불꽃소스’ 한 스푼을 넣으면 된다. 1인당 7900원이면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어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도 살렸다는 평가다. 그 결과 2년여 만에 가맹점 100호점을 돌파하며 현재 105호점까지 매장을 냈다. 아딸의 경우 한때 매장 수가 1000개에 달했지만 현재 800개로 줄었다. 죠스떡볶이와 국대떡볶이 역시 각각 매장 수 300개, 100개 남짓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두끼떡볶이의 매장 수는 이들보다 적지만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 김 대표는 “창업 평균 비용이 3억원 내외인데다 매장 크기 역시 99㎡(약 30평) 이상으로 기존 떡볶이 프랜차이즈와 성격이 다르다”며 “주방장이 직접 요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도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중국·대만에서는 고급 외식 메뉴로 통해

김 대표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중국 상하이와 청두, 대만 타이베이와 도원에 매장을 냈다. 지난 3월 23일 싱가포르 1호점이 오픈했고, 5월에는 대만 내 8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떡볶이는 비빔밥·불고기 등 다른 한식에 비해 세계화가 쉽지 않은 메뉴로 꼽힌다. 매운맛이나 떡의 식감이 외국인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은 탓이다. 김관훈 대표 역시 이 점을 반영해 스파게티와 비슷한 식감의 떡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이 떡볶이를 먹는 장면을 보고 맛보고 싶어하는 외국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떡의 쫄깃한 식감을 낯설어 하는 경우가 많아 이 점을 개선한 떡을 만들었죠. 중국 매장의 경우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떡을 공급해 메뉴에 넣기도 하고요.”

그는 국내에서 매장 수가 200개가 넘으면 출점을 멈추고 해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해외에 다양한 맛의 떡볶이를 소개해 한식 세계화 열풍을 이끈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국내에선 떡볶이가 가벼운 간식거리로 통하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는 고급 음식으로 인식된다”며 “떡볶이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메뉴를 개발한다면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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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9호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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