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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유통부문 1위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 편의점의 무한 변신 업계 1위 굳히기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PB상품군 강화, 커피 브랜드 출시로 경쟁력 확보... 점포 수 1만 개 돌파 후에도 출점 가속화

지난해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이 고전을 면치 못한데 반해 편의점은 ‘나 홀로’ 호황을 누렸다. 1인 가구가 늘고, ‘혼술’ ‘혼밥’ 트렌드가 확산할수록 편의점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수년째 편의점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가 2013년 1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래 계속된 신화다. 지난해 6월에는 업계 최초로 점포 수 1만 개를 달성했다. 한국에서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1만 개 이상 점포를 낸 것도 CU가 처음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PB 통합 브랜드인 ‘헤이루’를 통해 PB(자체브랜드) 상품군을 강화하는 한편 커피 브랜드 ‘카페 겟’ 등 상품별 특성에 맞춘 전용 브랜드를 속속 선보였다. 이밖에 업계 최초로 ‘노래방 편의점’을 선보이고,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와 함께 카셰어링 서비스를 펼치기도 했다. 편의점을 종합 쇼핑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도전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5조526억원, 영업이익 217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6.6%, 19.3% 증가한 수치다. 올 들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조215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1.3%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9억9000만원으로 42.9% 늘었다. 지난해 6월 달성한 점포 수 1만 개는 5월 말 현재 1만1605개까지 늘었다. 편의점 매출을 이끈 효자 품목은 도시락을 비롯한 각종 PB(자체브랜드)상품이다. CU 편의점의 PB상품 구성비는 일반상품 대비 27%로, 전년 대비 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악재도 잘 버텼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담배에 흡연 경고그림을 부착했다. 담배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점포 수익을 낮출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CU가 이달부터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독점 판매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베이비붐 세대의 편의점 창업 수요가 늘며 앞으로도 출점 속도는 늦춰지지 않을 것”이라며 “음료·주류 판매가 본격화되는 편의점 성수기인 2~3분기에 접어들면서 실적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인수 당시부터 실적 부담으로 지적된 골프장 사업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초 보광그룹이 소유한 보광이천(휘닉스스프링스CC)을 완전 무상감자 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수,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며 인수 첫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지주사 전환 발표로 인한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은 6월 8일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존속 회사 BGF와 분할설립회사 BGF리테일로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며 “각 사업 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투자하고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분할 취지를 설명했다. 사업분할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BGF리테일이 편의점 연쇄화 사업 부문을 맡고, 존속회사 BGF가 나머지 사업 부문을 영위하게 된다. 분할비율은 존속회사(BGF)가 65%, 단순분할신설회사(BGF리테일)가 35%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BGF리테일 사업구조는 비교적 단순한 편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편의점 사업만 신설회사로 남긴 것은 주력 사업을 극대화하고 재평가받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389호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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