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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Essay] 지능형 혁신을 위한 조건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소멸되는 직업 100’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기자, 군사기획관, 다이어트 전문가, 경비원 등의 직종이 곧 다가올 미래에는 사라지거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유엔미래포럼이 발표한 ‘유엔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전문가, 증강현실 전문가, 무인자동차 엔지니어, 로봇 기술자 등이 새롭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속한 물류 산업은 어떠할까? 토머스 머레이는 택배서비스, 음식·피자 배달, 우편 배달, 물류창고 직원 등의 직업도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또 동시에 유엔미래포럼에서는 글로벌 자원관리자, 탄소배출 점검 전문가, 최고 경험전문가 등의 직업이 새롭게 부각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필자는 택배나 우편, 음식 등을 배송하거나 물류창고에서 재고나 자재를 관리하는 직종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에도 여전히 우리는 모바일로 물건을 구매해 택배 아저씨를 통해 전달 받고, 손으로 부모님이나 연인에게 편지도 쓰며, 대형 창고에서 물건을 관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매우 지능적인 방식으로 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 글로벌 항공 특송회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향한 흥미로운 여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수십년 간 비즈니스를 해오면서 고객들이 홈페이지에 문의하는 내용과 콜센터에 요청하는 내용을 축적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문의내용을 유형별·패턴별로 구분한 것이다. 이 분석에 인공지능을 더해 똑똑한 디지털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홈페이지에 질문하면 이 디지털 비서가 온라인에서 자동으로 답변을 하고, 콜센터로 문의를 하면 디지털 비서가 자동으로 픽업 예약을 하는 식이다.

배송 프로세스에서의 혁신은 역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집체인 자율주행차이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의 발생 원인은 약 90%가 인간의 실수에 기인한다고 한다. 졸음 운전, 음주 운전, 과속, 중앙선 침범 등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하는 사고가 대다수이니 자율주행차가 본격 도입되면 안전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창고에서는 이미 로봇이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일부 물류창고에서는 무거운 짐을 상·하역하거나 재배치하는 등의 업무를 로봇의 도움을 받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드론을 통한 시험 배송을 한 사례도 있다. 기업의 공급망관리(SCM)는 더 정교해지고 더 지능화 될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창업 전문지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 온라인 판에 게재된 한 기사를 보니, 2020년에는 현재 디지털 세상 안에 이미 존재하는 44조 기가바이트의 데이터 외에 온라인 상의 모든 사람이 매초 1.7메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그 안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이라는 의미이다.

때문에 더 좋은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컴퓨터가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의 논리를 흉내내는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더욱 똑똑하게 만들 것이다.

1397호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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