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판교 제로시티 만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자율주행 기술로 시작해 4차 산업혁명 이끌 것”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규제·비용·위험·환경오염 ‘제로’ 목표...기업 간 교류 위한 오픈 플랫폼 운영

경기도가 자율주행차 사업에 팔을 걷어 붙였다. 경기도는 현재 성남시 금토동의 43만2000㎡ 부지에 총 길이 5.6㎞(자율주행노선 4㎞, 수동운전노선 1.6㎞)의 자율주행 실증단 지인 판교 제로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판교 제로시티는 750여 개 첨단기업에, 4만여 명이 근무할 미래 도시다.

최근에는 성남시 판교 제로시티에서 ‘2017 판교자율주행모터쇼’를 열었다. 자율주행을 주제로 연 세계 첫 모터쇼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자율주행 관련 산업 흐름을 소개하고, 함께 열린 국제포럼에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찾아올 사회적·정책적 변화상을 심도 깊게 다뤘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경기도의 자율주행 교통수단인 ‘제로셔틀’도 공개했다. 제로셔틀은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판교 제로시티 입구까지 2.5㎞ 구간을 12월부터 시범 운행하고 있다. 규제, 사고·위험, 미아, 환경오염, 탄소배출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판교 제로시티의 정체성에 맞도록 자율주행 차량에 ‘제로셔틀’이란 이름을 붙였다.

경기도의 자율주행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율주행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자, 자동차시장의 메가 트렌드”라며 “특히 공공의 플랫폼 위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소통과 협업은 4차 산업혁명의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에게 자율주행과 판교 제로시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에서도 자율주행 시범 단지가 속속 구축되고 있다. 판교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겉모습은 최근의 ‘차 없는 아파트 단지’와 비슷하다. 지상에서는 자율차·전기차 등을 비롯한 친환경 차량과 도보통행만 가능하다. 일반 차량은 지하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적고 매연·탄소배출이 없다. 또 정밀지도·통신·관제시스템 등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관련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고 실험한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도 판교 제로시티만의 특징이다. 사람과 자율주행자가 어우러져 경제 활동이 일어나는 최초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세계적인 허브로 대한민국 미래 성장과 경제 발전을 이끄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판교 제로시티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인공지능(AI)·빅데이터 같은 ICT산업과 지식·문화산업이 융·복합된 4차 산업혁명의 혁신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하고 성장해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의 창업생태계가 이뤄지는 혁신 거점이다. 창업기업 300개, 성장기업 300개, 혁신기업 150개 등 약 750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창업지원 공간을 통해 10년 간 1000개 이상의 기업이 약 1조5000억원의 새로운 투자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판교 제로시티의 궁극적인 모습은.

“판교 제로시티는 인간의 행복을 저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철학적 기반을 담았다. 규제·비용·위험·환경오염 등 부정적인 것이 제로가 되는 행복한 도시 구현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첨단 미래도시의 스탠더드를 만드는 과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나가고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새로운 융·복합 산업 생태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개최한 ‘2017 판교자율주행모터쇼’에는 어떤 의미를 두고 있나.

“판교 자율주행모터쇼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산업박람회와 국제포럼을 결합해 개최한 종합 모터쇼다. 자율주행차 싱크로나이즈 드라이빙, 알파고 대결의 자동차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자율주행와 인간의 미션 대결, 레고 자율주행 경진대회 등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기업인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많은 사람이 미리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모터쇼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무인셔틀에 대한 관심이 컸다. 경기도에서 무인셔틀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인셔틀이 도시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전망하나.


“자율주행 무인셔틀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사고가 없는 주행, 매연이 없는 도심, 누구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의 상징과 같다. 사람들은 ‘운전’이라는 노동에서 해방되고 교통약자들도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 대중교통의 수단으로 편리하고 안전한 새로운 이동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완전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는 ‘제로셔틀’을 개발했다. 제로셔틀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개발과 연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증을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같은 신산업을 개척하는 데 지자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자율주행산업의 핵심 기술인 ICT 개발을 위해서는 기업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기업 간 정보 교류가 쉽고 빨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공공이 판을 깔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기도에서는 자율주행 실증 단지를 구축해 자율주행차·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ICT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서로 실험·연구 데이터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국내외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창업·성장한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밖에 BMW·체리자동차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인 ATEC과 자율주행 R&D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금약그룹과는 한중 첨단산업비즈니스센터(가칭) 건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자율주행산업이 지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자율주행산업은 단순히 자동차산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수많은 센서, 레이더, 자동제어 기술 등과 같은 자동차 결합기술과 초고속 통신기술, 빅데이터, 인공지능, 교통 예측 등과 같은 정보통신기술이 결합돼 있다. 판교 제로시티는 이러한 자율주행 관련 산업을 집중화해서 자율주행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발전할 것이다. 이미 판교테크노벨리에 약 1100개 기업에 7만 명이 근무하고 있고 매출액은 77조원을 넘어섰다. 제로시티 조성이 완료되면 판교테크노벨리와 함께 약 1800여개 첨단기업과 10만 명이 근무하는 첨산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1414호 (2017.12.25)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