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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필름 다보 수티자 CEO] “필름 부착형 NFC솔루션으로 만물인터넷 시대 연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모바일 기기 발달한 한국은 모바일 마케팅...최적지이자 아시아지역 진출의 관문

▎씬필름 다보 수티자 CEO.
씬필름은 어떤 제품에든 간단하게 필름을 부착하는 것만으로 센서·디스플레이·무선통신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솔루션 업체다. 다보 수티자 씬필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본지와 e메일 인터뷰에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기술 플랫폼을 원한다”고 말했다.

씬필름은 NFC 솔루션을 사물인터넷이 아닌 만물인터넷으로 칭하고 있다.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에 담긴 철학은 기존의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술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만물인터넷은 일반적인 사물에 디지털 정체성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와 다르게 사물인터넷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고비용의 엔드 포인트 간에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으로 특정 활용 사례에 그 응용이 제한돼 있다. 지난 6월 씬필름의 실리콘밸리 신사옥 개관식에서 구글X의 미래학자 라즈 압테가 밝힌 바와 같이 만물인터넷은 고유의 프린팅 기술과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 공정을 필요로 한다. 씬필름이 개척하고 있는 이런 공정을 통해 생산 단위가 수백 억개로 확장되며 일회용품에도 전자공학 기술을 접목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씬필름이 개발한 스피드탭과 오픈 센스 등 NFC 솔루션은 기존 제품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오픈센스™(OpenSense™)는 제품의 용기나 패키지가 진품인지, 누군가의 손을 탔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NFC 라벨이다. 제품이 개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고유의 ID를 표시하고, 개봉 이후에는 또 다른 ID가 표시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스피드탭™(SpeedTap™) 라벨은 모바일 마케팅이나 배송 및 공급망 관리에 자주 활용된다. 스피드탭™ 라벨을 통해 기업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 NFC 기능이 활성화된 스마트폰으로 교통카드를 찍는 것처럼 NFC 라벨을 ‘태핑(tapping)’하는 동작만으로 브라우저가 즉각적으로 열리며, 이를 통해 흥미로운 브랜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랜드 가치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온라인으로 제품을 재구매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NFC 태그를 한 번 태핑하는 것으로 브랜드를 위한 새로운 전자상거래(e-commerce) 플랫폼이 탄생하는 것이다.”

빅데이터 기술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솔루션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에 대한 실시간 분석 등을 통해 기업은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나? 또 앞으로 관련 기술을 어떻게 개발해 나갈 계획인가?

“모든 태핑 이벤트는 소비자들이 브랜드 제품에 관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찾고자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소비자와의 상호교류는 씬필름의 ‘SaaS(software-as-a-service,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솔루션’에 기록되는 동시에 개인정보는 보호한다. 상품에 부착된 NFC 태그의 고유한 ID가 태핑되는 순간, 어떤 종류의 스마트폰인지 태핑 시간 및 위치 정보를 기록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매장의 POS나 제품 자체 등 매장 내에서 일어난 고객과의 교류뿐 아니라, 구매가 일어난 이후 고객이 상품을 사용하며 일어나는 상호 교류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그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이는 하나의 통합된 채널을 통해 기업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고도 매장 내외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인구 통계학적 정보를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 씬필름의 NFC는 잠재 및 진성 고객들의 구매 의도 및 구매 양상에 대한 시그널이 발생할 때마다 기업들이 이를 실시간으로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해준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현재까지의 사업 전개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한국은 NFC 모바일 마케팅을 위한 최적의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최첨단의 모바일 퍼스트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이나 패션 같은 소비재부터, 통신사나 산업적인 활용 부문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우리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 기술의 얼리어답터는 한국 적십자로 희망풍차 사업을 통해 전국의 소외된 계층에게 구호 물자가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술 활용의 초점을 맞췄다. NFC 기술이 희망풍차 사업에 무척 빨리 접목되는 것을 보고 놀랐고, 또 굉장히 기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 NFC 기술 적용이 빨리 이루어진 이유 중 하나는 NFC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쉽게 사용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태그를 인식하기 위해 별도로 모바일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애플 스마트폰은 최근 iOS11을 통해 NFC 기능 지원을 시작했지만 씬필름 태그 리더앱과 같은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아이폰에서의 NFC 기술 확산은 비교적 느린 편이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씬필름은 유럽은 물론 북미 등 전 세계에서 활발한 시장 개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략과 한국 시장 전략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한국은 일정 수준의 현지화가 수반돼야 하는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현지의 세일즈와 기술 지원팀을 확충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 기업들이 CNECT 플랫폼을 더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데이트를 계획 중이다. NFC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채택되고 있고 빠르게 성장 중이므로 이를 이끌어온 씬필름의 글로벌 경험치를 한국 기업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소비자와 어떻게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를 한국 기업들과 의 협업을 통해 함께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큰 기를 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마케팅과 로컬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등 시간과 투자를 필요로 한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아시아 역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나? 한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인가?

“앞에서 한국적십자사 또는 한국 패션 업계와 같은 씬필름의 주요 고객 예를 들었다. 이와 같은 한국 고객의 사례 연구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 걸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입장에서 한국은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하기 위한 훌륭한 발판이다. 한국 내에서 씬필름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한국에 세일즈 오피스뿐 아니라 자회사의 설립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국에서 입지를 계속 쌓아 나갈 것이다.”

NFC 업계의 성장 가능성 등 전반적인 생태계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으며 이 업계에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최근 씬필름은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북 산호세 지역에서 퀄컴이 사용하던 부지를 확보해 무균실 등 대단위 생산 기반을 갖췄다. 롤 기반(roll-based) 생산방식 확충에 앞으로의 투자를 집중해 현재 백만개 생산단위를 연간 수십억개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대규모 투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존의 실리콘 칩 생산이 갖는 비용의 한계를 깨는 것이다. 실리콘 칩은 복잡한 기기에 장착시 비용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지만, 비교적 단순한 기기에는 활용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씬필름의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 등의 기술력은 일회용품 등 소비재의 범주까지도 전자기술을 확대할 수 있는 혁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1414호 (20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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