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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으로 진화하는 자율주행] 인공지능이 스스로 주행법 깨우쳐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고가 아닌 범용 센서만으로 가능…미래 핵심 경쟁력은 주행 데이터

▎사진:© gettyimagesbank
“사람이 운전을 하면 자동차는 주행법을 스스로 깨우친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콤마닷에이아이(comma.ai)의 창업자 조지 핫츠가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이며 한 말이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동차를 사람이 운전하면 자동차가 서서히 운전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종국에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발전한다는 개념이다. 실제로 콤마닷에이아이는 2016년 3월 자율주행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들어 자동차에 탑재했고, 이 차는 약 10시간 동안의 학습으로 기본적인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특히 고가의 특화 센서를 사용하지 않고 총 1000달러 이하의 범용 센서만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이는 구글이나 주요 완성차 업체가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한 방식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기존의 자율차는 고가의 특화 센서를 장착하고 완성차 업계의 종사자들이 중심이 돼서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센서 정보와 주행 규칙을 모델링해서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했다. 2012년 구글이 처음 자율주행 자동차를 발표했을 당시, 차체 가격만 15만 달러(약 1억6600만원)에 달했다. 그중 7만 달러가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를 측정하고 물성을 감지하는 센서 비용이었다.

100여 명이 몇 년 걸리던 일 4명이 4주에 마쳐


또 보통의 완성차 업체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1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모아 개발팀을 꾸리고, 4년이 넘는 주행 테스트 기간을 거친다. 하지만 신생 스타트업 콤마닷에이아이는 단 4명의 개발자가 4주 만에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미래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딥러닝’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지금까지 자율주행 기술은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소수 완성차 업계의 전유물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막대한 금액과 기간을 투자할 기업은 많지 않다. 자율주행 기술의 높은 진입장벽은 인공지능 기술, 특히 딥러닝으로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실리콘밸리 기업을 중심으로 딥러닝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규칙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것과 달리, 사람이 주행을 반복할수록 운전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진화함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 역시 혁신적 변화를 거듭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많은 연구소가 강화학습, 관계형 추론, 지능 이식과 같은 인공지능 분야의 최신 연구들을 자율주행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이런 최신 기술은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추론하고 예측하는 과정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자동차의 출현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최근 딥러닝의 자율주행 기술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많은 연구자의 참여와 경쟁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이 자신의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꺼려하고 비밀리에 개발해 다른 기업과 경쟁하던 기존의 질서마저 깨뜨리고 있는 셈이다. 다수 완성차 업체들도 딥러닝 기반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며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해나가고 있다. 다임러·폴크스바겐·도요타 등은 2016년 이후 다수의 딥러닝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관련 연구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인공지능 전용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기술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지엠과 포드 역시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자본 아닌 데이터·시간과의 싸움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이미 딥러닝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고가의 특화 센서를 저가의 범용 센서가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패러다임이 딥러닝으로 전환된 가운데, 향후 미래차 시장 경쟁의 핵심은 인공지능 분야의 역량, 특히 주행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될 전망이다. 딥러닝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결국 다양한 상황의 데이터 확보에 좌우될 것이다.

최근 콤마닷에이아이나 테슬라 같은 기업이 수억km에 달하는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다. 과거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이 자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데이터와 시간의 싸움으로 봐도 무방하다. 자율주행 시장 초기부터 미리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며, 어쩌면 이 격차는 과거 자본에 의한 격차보다 더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

※ 딥러닝(Deep-Learning) - 기계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많은 데이터를 분류해서 같은 집합끼리 묶고 패턴을 파악해 인간이 사물을 구분하듯이 기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한다.

※ 본 콘텐트는 LG CNS 블로그와 제휴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과 더 많은 IT 관련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블로그(blog.lgcns.com)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1455호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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