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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 15주년 맞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김갑섭 청장] “산단 개발 넘어 기업 투자 유치에 총력” 

 

황정일 기자
지난해 6월 취임한 지역전문가… 총 65개 기업 유치해 1800여 일자리 창출 목표

▎사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올해로 개청 15주년을 맞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GFEZ, 이하 광양청)은 여수·순천·광양지역에 있는 광양만(灣)을 개발하기 위해 2004년 3월 24일 문을 열었다. 2020년까지 광양만에 산업단지와 물류단지, 관광단지 등 6개 지구 18개 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 사업뿐 아니라 기업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31일 취임한 김갑섭 청장은 기업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청장은 “국내외 경기 침체와 철강·화학산업 등 광양만권 주력 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올해 반드시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광양청의 올해 목표는 광양만 산업·물류·관광단지에 총 65개 기업을 유치해 18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투자 유치에 무게 둔 조직으로 대대적 개편

김 청장은 “광양만권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기업 투자 유치”라며 “산업단지나 물류단지를 아무리 잘 조성한다고 해도 결국 기업이 들어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취임 첫날 취임식도 마다하고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풍산업단지를 찾아 그곳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 광양시 광양읍 세풍리 일대 2.42㎢ 규모의 세풍산단은 2010년 착공해 지난해 2월 1단계(0.47㎢) 사업을 준공했다. 하지만 공장용지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2단계(0.40㎢)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취임 첫날 이곳으로 달려간 김 청장은 “세풍산단을 둘러보면서 광양청이 앞으로 집중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기업 투자 유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청장은 취임 두 달여 만인 지난해 8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투자유치본부 내에 광양청의 중장기적 투자 유치 방향을 제시하고, 투자 홍보를 연계하는 ‘투자유치1부’와 투자유치 전문 업종별 8개의 팀을 신설해 ‘투자유치2․3부’에 편제했다. 이와 함께 기업 투자 유치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중점 유치 업종 관련 직렬을 확충했다. 광양청의 무게중심을 개발에서 기업 투자 유치로 옮기고, 투자가 개발을 견인할 수 있도록 조직의 틀을 바꾼 것이다. 김 청장은 “이전까지의 광양청은 개발에 중심을 둔 조직이었다”며 “하지만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 투자 유치에 중심을 둔 조직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양청 전직원이 기업 투자 유치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1958년생인 김 청장은 광주일고와 조선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8회)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순천시 부시장, 전남도 해양수산환경국장, 전남도 행정부지사,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등을 역임했다. 광양만의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지난해 6월 인사 때 광양청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광양청이 서둘러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습니다. 광양만은 철강과 석유화학의 국가기간산업 중심 지역으로 우리나라 산업·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입니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의 발전 축을 지향하는 곳이죠. 그러다 보니 세풍산단의 기업 투자 유치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현재 해룡산업단지, 율촌1산업단지, 하동지구의 대송산업단지를 개발 중입니다. 우선은 산단을 잘 조성해야 기업 투자 유치도 가능하겠죠. 관광산업을 위한 경도·화양지구 개발도 서둘러야 할 숙제입니다. 취임식을 사실상 세풍산단에서 한 것처럼 퇴임식도 현장에서 하겠다는 신념으로 현안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광양청은 해룡산단을 마그네슘 등 초경량 금속 소재와 뿌리 산업 특화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제조업 전후방 산업이 상호 협력·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송산단은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따라서 기업 투자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광양청은 하동지구에 입주한 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원을 활용해 교육·연구기관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율촌1산단에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의 양극재 생산 공장과 다수의 리튬·니켈 생산 공장을 유치했다. 광양청은 이들 공장을 기반으로 2차전지 전후방 산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김 청장은 “포스코 공장이 완공하면 포스코는 연간 전기차 10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극재 생산 능력을 갖게 된다”며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신산업 집적화는 광양만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섬 해양복합관광단지로 개발 중인 경도는 2017년 11월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되면서 광양청이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이곳에는 이미 미래에셋이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은 경도에 아시아 최고의 리조트를 건설해 세계적인 휴양·관광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도는 육지와의 연결 도로가 없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지금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광양청은 경도 진입도로(연륙교) 건설을 추진해왔고, 이 사업은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김 청장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2020년에는 차질 없이 공사를 시작해 예정대로 2023년 개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여수시 화양지구는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수려한 절경이 장점인 곳입니다. 10여 년 전에 개발을 시작했는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공회전만 거듭해 왔어요. 그러다 지난해 10월 여수시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이곳은 특히 부동산 투자이민이 가능한 곳이어서 중화권 등 해외 자본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화양지구는 경도와 함께 남해안 관광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광양만은 경제자유구역 최적의 입지

국내에는 광양만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모두 7곳의 경제자유구역이 있다. 김 청장이 지적했듯 경제자유구역은 기업 투자 유치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7곳 모두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경제자유구역 중에서 광양만이 갖는 이점은 뭘까. 이에 대해 김 청장은 국가기간산업 중심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광양만은) 여수 석유화학국가산업단지와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 부산항 다음으로 큰 광양항 컨테이너부두도 있습니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2시간대에 서울·수도권으로 갈 수 있고 순천~완주, 목포~광양 등 5개 고속도로가 지납니다. 광주·무안·여수·김해공항이 모두 차로 1시간대 거리에 있고요. 입지적으로 다른 경제자유구역에 비해 이점이 많은 지역입니다. 이 외에도 인천 등 다른 경제자유구역에 비해 공장용지 분양가가 저렴하고, 풍부한 관광자원과 사계절 온화한 기후도 장점입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성장할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죠. 이 같은 장점을 적극 홍보하고 지역민과 지자체, 관련 기관과 함께 산적한 여러 문제를 잘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1476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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