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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금융상품 올해는] 롯데쇼핑·한전 투자는 당분간 보류 

 

베트남,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개선 가능성… 지난해 울린 헬스케어 반등 기대

지난 한해 베트남펀드와 헬스케어펀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롯데쇼핑·이마트·한국전력은 개인의 투자 비중이 큰 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종목이다. 이들 ‘못난이’ 금융상품이 올해는 달라질까. 연초부터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국내외 증시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당장 분위기는 지난해 못지 않다. 더 늦기 전에 손절해야 할지, 아니면 뚝심을 갖고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할지 투자자의 고민은 깊다.

1. 베트남펀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베트남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4.7%로, 해외펀드 가운데 가장 나빴다. 2년 누적 수익률은 -7.5%다. 지난해 세계적 증시 호황에 힘입어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가 평균 25%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과다. 베트남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 주식투자에 대한 규제, 달러강세 등의 영향으로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탓이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1년 간 23% 오르는 동안 베트남 호찌민지수(VN지수)는 7.3% 오르는 데 그쳤다. 연말 신흥국 증시가 산타 랠리를 펼치는 동안 베트남 증시는 오히려 고개를 떨궜다.

여기에 베트남 부채상환 부담이 가중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정부는 올해 채무 변제와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215억4000만 달러(약 25조2000억원)의 차입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후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베트남 국가 신용등급과 베트남 주요 은행 18곳 중 15곳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연 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이 이어지고, 기업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서다. 다만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 미국 대선 등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 헬스케어펀드: 지난해 제약·바이오주 관련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헬스케어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5%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주로 꼽히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 투자하는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 펀드 수익률은 -13%를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 헬스케어 펀드는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의 세계 최초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실패, 신라젠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중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논란 등 악재가 겹겹이 쌓였다. 악재는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 지난해 3월 장중 9만원 대였던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인보사 취소 소식에 1만원대로 추락한 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한때 10만원이 넘었던 신라젠 주가는 1만원대로 급락했다.

올해 업황 전망은 지난해보다 밝은 편이다. 대형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관련주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바이오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5358억원으로 지난해 전망치보다 22.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기업상장(IPO)도 제약·바이오주에 활기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과 CJ헬스케어, 바이오텍 등 IPO는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로 꼽힌다. 공모금액만 1조원 이상 예상되는 SK바이오팜은 2011년 SK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중추신경계와 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8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상장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뒤를 잇는 대형 바이오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 롯데쇼핑: 유통 대장주로 꼽히는 롯데쇼핑의 주가는 지난해 초 20만원대에서 현재 11만원대(2월 6일 종가기준 11만7000원)로 주저앉았다. 업황부진과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의 여파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확대로 오프라인사업이 위축되면서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하이마트와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롯데쇼핑의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롯데는 일본과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자사 유통망을 통해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국내에 입점시켰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유니클로는 2015년 매출 1조원을 넘기면서 고속 성장했지만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50~70%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3분기 에프알엘코리아 실적을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주가부양을 위해 배당금을 늘리며 주가부양책을 썼지만 실패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상황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부문 매출 부진으로 롯데쇼핑이 추진해오던 수익성 개선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 백화점의 판관비 효율화도 쉽지 않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수익개선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오프라인사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마트 폐점, 리뉴얼과 자율형 점포를 확대한다. 오는 3월 말에는 7개 유통 계열사(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하이마트·롭스·닷컴)의 온라인몰 상품을 모은 새로운 쇼핑앱인 ‘롯데ON’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2023년까지 롯데의 온라인 쇼핑 매출 규모를 2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런 노력에도 외부 평가는 좋지 않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롯데쇼핑에 투자의견에 대해 ‘BUY(매수)’에서 ‘HOLD(중립)’로 하향조정했다. 목표주가는 14만2000원이다.


4. 한국전력: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8%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원전가동률 하락, 탄소배출권 비용 증가 등이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전의 누적 영업이익은 3107억원으로 전년보다 4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조2317억원으로 2.7% 줄고 당기순이익 적자 폭도 4318억원에서 9323억원으로 커졌다. 4분기에도 환경 관련 비용 증가로 실적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겨울철 미세먼지 절감 대책과 계획예방정비 지연으로 원자재, 석탄 기저발전 비중이 61%로 저조하고, 4분기 탄소배출권 비용은 6000억원 이상 발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에도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원전 가동률 불확실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한전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원전 가동률은 61% 수준이다. 또 실적 악화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협의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내 성사 가능성을 전망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주가가 구조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필연적”이라며 “전기요금 인상이 확인되기 전까진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한전에 대해 투자의견 ‘HOLD(보유)’를 유지, 목표주가 2만8000원을 제시했다. 한전의 주가는 2월 6일 종가기준으로 2만5550원이다.

5. 한화손해보험: 지난해 한화손해보험 주가는 15여년 만에 2000원대로 하락했다. 1년 동안 52% 급락했다. 자동차보험과 장기인보험(보장성보험) 손해율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9월 한화손보의 보험금 지급여력비율은 225.7%로 손해보험사 평균(260%)에도 못미친다.

여기에 위험손해율(보험료에서 사업비용을 빼고 보험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중)은 상승하고, 저금리로 인해 보험사가 투자로 돈을 벌기도 여의치 않다. 이렇다보니 실적도 급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해 2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14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만 390억원가량 적자를 보는 셈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망이 어둡다. 대형사들은 규모의 경제로 ‘버티기’가 가능하지만 중·소형사인 한화손보는 버티기가 쉽지 않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보고서만 본다면 상당 기간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한화손보의 올해 순익 전망치를 468억원으로 11% 하향조정했다. 목표주가도 9월 3700원에서 3200원으로 낮췄다.

한화손보도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3월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4.2% 올린다. 업무용 자동차와 영업용 자동차도 각각 3%, 2.1%를 인상한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에도 손해율이 낮춰질 지는 미지수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는 “한화손보는 상위사들보다 채널, 브랜드 경쟁력이 약해 손해율 악화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보험료 인상 폭도 업계에서 노은 편이라 우량고객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손보가 위기 관리 돌파구를 위해 선택한 ‘디지털’과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첨단기술의 접목)’ 서비스도 당장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1521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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