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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의 Who’s next | 이관우 버즈빌 대표, 모바일 광고·포인트 플랫폼 구축 나서] “소비자·기업 상생 광고 생태계 만들 것” 

 

스마트폰 배경화면·e커머스 앱 모두 광고판… 엔젤 투자로 버즈빌 마피아 구축도

▎이관우 버즈빌 대표는 사용자에게도 보상이 돌아가는 새로운 모바일 광고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 사진:박종근 기자
광고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 쓰이는 비용이다. 그동안 지면과 방송이 모든 정보를 독점한 가운데 기업은 물건을 팔기 위해 이들에게 돈을, 소비자는 콘텐트를 즐기기 위해 시간을 지불했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생산자와 소비자는 이런 유통망 없이도 직접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제 기업들은 유튜브·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정보 유통 채널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데 여념이 없다.

과거 콘텐트 유통이 공급자 중심이었던 데 비해, 온라인 환경에서는 수요자 우위다. 소비자들은 광고에 시간을 쓰지 않고도 방대한 콘텐트를 즐길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광고의 역할도 정보 유통업자에게 지불하던 비용에서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변했다. 최근 소비자에게 금전 등의 보상을 제공하는 광고 플랫폼이 등장하는 이유다.

광고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가운데 유니콘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이 있다. 보상형 광고플랫폼 기업 ‘버즈빌’이다. 모바일 첫 화면에 광고를 담아 사용자의 활동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개인-기업 간 거래(B2C) 서비스에서 시작해 e커머스 기업에 인앱 방식의 광고를 심어 소비자와 유통기업이 수익을 분배하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로 진화했다.

이관우 버즈빌 대표를 만나 비즈니스 설계 방식과 비전 등을 물었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영대 재학 당시 ‘이토프’를 창업해 2009년 네이버에 35억원에 매각했다. 간편조리식 ‘레토르트’ 식품에 바코드를 부착해, 이를 전자레인지가 인식해 정해진 시간만큼 조리하는 기술을 적용한 사업이었다. 이후 불법 복제 콘텐트 색출 솔루션 회사 ‘포스트윙’을 차렸고, 음식점 할인쿠폰 판매회사 ‘데일리픽’을 창업해 티켓몬스터에 100억원에 매각했다. 2012년 버즈빌을 세웠다. 이 대표는 여러 유통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을 멀티 플랫폼 삼아 기업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광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연쇄 창업자로 유명한데, 창업에 몰입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발명품을 사업화했을 때 내 아이디어가 크든 작든 많은 사람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에 큰 재미를 느꼈다. 사업은 내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창업 엑시트(투자회수) 후에는 대개 투자자로 전향하지 않나.

“축구 선수와 코치·감독이 다른 것처럼 창업자를 발굴해 도와주는 것보다 직접 뛰는 게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최전선에서 유저 반응도 직접 접할 수 있다.”

SNS 바이럴→스마트폰 배경화면→e커머스 앱 피봇


투자 경험은 없나.

“아직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나오지 않아 벤처캐피탈(VC)의 문을 두드리기 어려운 회사들에 엔젤 투자를 많이 했다. VC 투자 앞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버즈빌 마피아를 만들고 싶다. 셀프리더·자기주도형 인재를 선호하는데, 대개 창업자들이 이 조건에 부합한다. 창업하는 친구들을 많이 선발하고 싶다. 투자자와 창업자가 함께 구르며 마피아를 만들어 후배들을 키워주고 싶다. 내부적으로는 진흙탕 인큐베이팅이라고 부른다.”

최근 일부 VC·스타트업들이 학연 등으로 파벌을 형성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인가.

“티몬 마피아의 경우 투자사가 매우 많다. 우리는 블라인드·미미박스·작심 등 수십 개 기업에 투자했다. 학연·지연 카르텔과는 다르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최초 창업 후 어려울 때 도움을 준다든가 엔젤 투자를 해 주는 형식이다. 창업자의 출신학교나 나이 등을 따지지 않는다.”

스마트폰 첫 화면의 광고 플랫폼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랐나.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판을 사진으로 찍을 일이 있었는데, 그 순간 스마트폰에 광고가 들어오면 힘 있고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광고 등 어떤 콘텐트라도 모바일 첫 화면에서 전면으로 띄우면 효과가 강력하다. 최초 버즈빌은 SNS 사용자가 바이럴에 참여해주면 보상을 해주는 사업 모델이었다. 버즈빌이란 회사명도 그래서 나왔다. 그러다가 스마트폰 첫 화면 광고가 잘 될 거란 확신이 들어 비즈니스를 피봇했다. 사업 초기 맴버 12명이 하루 2시간씩 자면서 일 했다.”

구글과 애플이 직접 뛰어들면 시장을 지킬 수 있나.

“기술 장벽이 있다. 잠금화면 모듈에 광고를 띄울 수 있게 해 다른 앱에 붙이거나 병행 설치하는 기술은 30개국에 특허를 냈다. 잠금화면 영역에 병행 설치해서 보상을 주는 설계 전체에 특허를 냈기 때문에 특허를 우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술적으로 포인트만 챙겨가는 어뷰저를 걸러내는 기술도 중요하다. 구글 등 운영체제(OS) 사업자가 뛰어들면 파괴력이 있겠지만, 데이터 없이 효율을 만들 수는 없다. 또 구글은 자체 포인트를 넓히려고 할 텐데, 버즈빌은 오픈 플랫폼으로서 토스·카카오페이 등과도 일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통화, 모바일 메시지 확인, 검색 등을 위해 하루 60~80회 스마트폰을 켠다. 사용자가 반강제적으로 봐야 하는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광고를 내보내는 한편, 사용자에게도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 개개인의 스마트폰을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게 버즈빌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전 세계 36억 명(2018년 기준) 사용자가 타깃 사용자 층이다.

창업 초기 캐시슬라이드와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했지만 지금은 굉장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버즈빌은 광고 플랫폼을 모듈화한 B2B 회사로 나아가고 있다. OK캐시백·CJ원포인트·롯데L포인트·티머니·리브메이트 등 국내 대부분 포인트 사업자의 애플리케이션에 광고 모듈을 붙이는 방식이다. 네이티브 인앱에 광고를 게재해주고 여기서 리워드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광고 모델로 발전했다. 버즈빌이 영업해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 수익을 파트너사와 나누는 구조다. 버즈빌 수익의 일부는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지급한다.

“사용자 접점 늘려라” 유통 대기업도 대거 참여

B2B로 사업 방향을 잡은 이유는.

“구매력 있는 유저는 10~20대가 아니라 30~50대 주부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월등히 높고 광고의 결과로서도 의미가 있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일수록 광고에 거부감이 강하지 않나.

“사업 초기부터 불편하거나 거부감이 들 수 있는 광고가 들어가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사용자가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깐깐하게 만들었다.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했고, 잠금화면 상단에 달력 등 유틸리티 피처도 추가했으며, 빠르고 가볍게 설계해 기본 잠금화면을 쓰는 것과 유사하다.”

파트너사와의 수익 분배 비율은.

“5대5, 6대4 등 파트너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롯데의 경우 인앱 광고 서비스로 큰돈을 벌 생각은 없다. 유저에게 더 많은 포인트 돌려줘 방문을 늘리려는 게 핵심 목표다. 이 때문에 롯데는 공격적으로 포인트를 나눠준다.”

파트너사마다 포인트 종류가 다르면 각자 폐쇄형 생태계에 갇히지 않을까.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포인트는 정해져 있다. 신세계든 롯데든 자신이 많이 가는 백화점의 포인트를 쓴다. 물론 복수의 포인트를 쌓을 수 있으며, 이를 교차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사용자 패턴을 분석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인트로 몰아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고객의 온라인 접점을 늘리기 위해 포인트를 대거 뿌리며, 막대한 마케팅 비용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버즈빌과 인앱 광고를 통해 나눠 가짐으로써 마케팅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처럼 소비자들이 포인트를 불신하지 않나.

“유통 기업은 포인트를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줄이는 데 공을 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사용자를 독려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도 포인트를 줄이지 않는다. 포인트를 잘 쓰게 하는 게 개인 평가에 반영된다. 모으는 데 오래 걸리고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고 마는 항공사 마일리지와는 다르다. 버즈빌도 범용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상품권이나 현금처럼 쓰이게 하는 게 목표이며 준비 중이다.”

사용자를 광고에 묶을 수 있는 콘텐트 기획은.

“사용자의 거부감을 줄이는 것은 혜택을 부여하는 한편, 광고사이사이에 콘텐트를 섞어줘야 한다. 개인화 로직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 사용자마다 관심이 있을 만한 콘텐트를 제공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다. 또 게임 기능을 이용하면 포인트를 더 쌓을 수도 있다. 각 파트너사가 룰렛·출석체크·미세먼지 체크 등 유틸리티 콘텐트를 제공해 사용자가 더 자주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는 충분히 확보하고 있나.

“광고주와 통신·유통 파트너들로부터 데이터를 받고 있으며, 사용자는 2000만 명 정도 된다. 파트너 앱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데이터를 충분히 전달받고 있다.”

“사용자 맞춤형 광고 제공 생태계 만들 것”


▎사진:박종근 기자
사용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나.

“온라인 공간에 수많은 정보와 뉴스가 공짜인 것은 광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젊은, 최근 온라인 환경을 학습한 사용자는 광고를 거북하고 어색하게 느낀다. 그렇다고 사용자가 광고를 빼게 되면 모두가 무너진다. 현재 생태계가 건전하게 돌아가려면 광고주와 사용자 간에 유기적 상생이 이뤄져야 한다. 사용자에게 혜택과 통제권을 주고 그들의 판단에 맡기는 모델이 돼야 한다. 사용자가 본인에게 맞는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추천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버즈빌의 역할이 크다.”

모바일 광고의 효과는 어느 정도며, 단가는 어떻게 책정하나.

“어느 홈쇼핑에서 TV 광고를 할 때 같은 시간대 잠금화면에서 동일 제품 광고를 집행한 결과 구매율이 많이 상승했다. 전화를 거는 게 아닌, 광고앱을 통해서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단가는 노출 횟수, 클릭, 다운로드 수, SNS 구독 수 등에 따라 다르며 동일 비율이어도 정밀 타깃팅에 따라 달라진다.”

광고 비즈니스는 플랫폼 경쟁으로 이어진다. 어느 정도 성장을 예상하나.

“광고 커널 구조의 최종 단계는 소비자가 구매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것이다. 무한 경쟁이다. 최초 광고의 역할은 소비자 머릿속에 제품을 각인시키는 것이었는데, 모바일에는 결제 기능이 붙어 기대치가 높아졌다. 사용자가 구매 버튼을 누를 때까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광고비를 추출했느냐를 본다. 광고주로서는 자사몰·쿠팡·티몬 중 어디에 상품을 올릴 것이며, 구글·페이스북·버즈빌 중 어느 계통에 광고를 낼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광고·e커머스의 무한 경쟁으로 이 커널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버즈빌은 보상이라는 사용자 감성을 자극하는 트리거를 발견했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다음 커널로 넘어가는 데 20~30배 효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시작은 첫 화면의 광고플랫폼이었지만, 굉장히 다양한 화면을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사용자는 범용 포인트를 쌓을 수 있게 설계했다.”

버즈빌은 현재 30개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는 일본·대만·미국에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등지로 넓히는 중이다. 일본은 JR과 라인 포인트를, 대만에서는 유유폰이란 통신사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러 포인트 앱이나 개인용 스토리지 사업자와 손잡았다. 러시아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이 기본 탑재해 해킹 위험을 테스트 중이다. 동남아는 통신비 절감과 관련해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버즈빌은 차별화된 광고 플랫폼으로 인정받아 한국형 비전펀드로 불리는 ‘메가세븐’으로부터 1월 205억원의 시리즈 C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버즈빌은 이 자금을 통해 SNS 광고에도 리워드를 도입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도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해외 시장 확대해 2022년 상장, 유니콘 될 것”

상장 계획은.

“2022년이 목표다. 현재는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키우는 중이다. 이를 위한 자금으로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상장 이후에도 회사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자에게 주목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투자사들도 더 크게 키워보라며 독려해줬다. 2022년 유니콘이 되는 것이 목표며, 해외 상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해외 국가 매출 비중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일본은 광고 단가와 고객 충성도가 높아 이상적인 국가로 보고 있으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받은 투자 금액과 재무 상태는.

시리즈 A~C 3회에 걸쳐 375억원을 받았다. 매출은 2019년 기준으로 360억원을 예상하며, 그간 해외 투자 등으로 적자가 이어졌으며 최근 들어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부채는 현재 돌고 있는 채권 외에는 없다. 임직원 수는 110명으로 개발 등을 도맡고 있고 해외 법인에는 법인마다 영업 인력 2~3명이 배치돼 있다.”

경영자로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사업을 시작한 지 15년이 넘었다. 경영자로서 챙겨야 할 것을 쭉 쓴 뒤 하나씩 지우다 보니 마지막에 비전이 남았다. 직원이 늘어날수록 명확한 비전이 필요하다. 사람이 많으면 여러 생각이 뒤섞이기 때문에 회사의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정보통신(IT) 분야는 좋은 인재를 어떻게 끌어오는지가 중요한데, 이들을 모아두면 각자 색깔이 강하다. 수평적 구조 속에 인재라는 노드들을 연결하는 링크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이게 잘 갖춰지면 우리만의 향기가 나게 된다. 이 문제에 집중하고 노력하고 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1528호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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