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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50% 테슬라, 소비자 안전·권리는 사각지대] 한·미 FTA로 국내 안전규제 피하고, 계약 취소해도 ‘주문 수수료’ 부과 

 

판매 급증하면서 업계 우려 커져… “안전 모니터링 강화해야”

▎2016년부터 모델3의 사전예약을 받은 테슬라가 지난해 말부터 국내시장에 본격적인 차량 공급에 나섰다. 테슬라모터스가 지난해 11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대규모 국내 인도 행사를 연 모습. / 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테슬라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뛰어난 성능과 혁신의 이면에 예상치 못한 불편들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많은 소비자들은 이 같은 불편을 ‘얼리 어답터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지만, 이 같은 불편이 안전과 직결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의 안전규정과 다르게 만들어진 차량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편의를 위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소비자의 생명과 직결된 자동차의 안전 문제 대해서만큼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그간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들던 테슬라는 올해 들어 부쩍 도로 위에서 자주 눈에 띈다. 이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가 대량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다. 카이즈유에 따르면 테슬라는 1분기 4070대가 국내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차 판매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테슬라의 인기는 테슬라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6월 2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881.56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불과 1년 전인 2019년 6월 3일 종가가 178.97달러였음을 고려하면 불과 1년 사이에 주가가 5배로 오른 셈이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전기차의 판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 모델3의 글로벌 대규모 공급이 시작되며 본격화했다.

국내에 등록된 테슬라 역시 이 같은 글로벌 공급물량 중의 일부다. 양산 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져왔던 투자자들에게 테슬라의 대규모 물량 공급은 혁신을 현실로 만든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와 함께 테슬라의 자율주행 지향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기술력에 대한 높은 평가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과 주식 종목으로서 테슬라의 경쟁력은 모델3의 대규모 공급으로 입증이 됐다. 하지만 테슬라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소비자 측면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국내 자동차 안전기준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선 테슬라에 적용된 방식들이 국내 자동차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계기반 먹통’은 심각한 안전 결함


▎계기반이 없는 테슬라 모델3 인테리어. / 사진: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차량의 계기반을 만들지 않는 것은 국내 안전규정에 맞지 않는데, 테슬라는 이 같은 규정에 어긋났음에도 버젓이 차를 판매하고 리콜 조치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내법에서 정한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 110조에는 계기반에 표시되는 ‘속도계’에 대한 기준으로 “속도표시부는 운전자의 직접시계 범위 내에 위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스티어링휠 전면부에 계기반을 위치시키는 이유다.

하지만 모델3는 이 같은 규정에서 벗어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모델3에는 스티어링휠(운전대) 앞쪽에 계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에 대한 모든 정보는 중앙 센터페시아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표시된다. 테슬라 유저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이 때문에 모델3의 계기반의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줄을 잇는다.

테슬라가 이런 규정과 관계없이 차를 팔 수 있는 이유는 테슬라가 판매하는 차량들이 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산 차는 브랜드별로 연간 판매량이 일정 대수까지는 미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별도의 안전인증을 받지 않고 판매할 수 있다.

미국의 안전기준에 따라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은 당초 브랜드별로 6500대 수준이었는데, 2010년 연간 2만5000대로 늘어났고 2018년에는 5만대까지 늘어났다. 테슬라의 연간판매량이 5만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내 안전규정을 준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테슬라의 경우 한·미 FTA에 따라 미국의 안전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별도의 안전기준 평가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며 “미국에선 속도계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국내법으로 이를 제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계기판에 대한 우려는 또 있다. 앞서 출시된 모델S와 모델X의 경우 스티어링휠 전면에 계기반이 존재하지만 계기반이 ‘먹통’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리셋을 통해 해결되지만 이 역시 안전규정에 위반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영석 선문대 겸임교수(스마트자동차공학부)는 “센터 디스플레이는 편의사양이지만 계기반은 ‘안전사양’이므로 먹통 가능성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속도계에서 실제 주행속도와 기준 이상의 오차만 발생하더라도 안전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계기반의 오류 가능성으로 리콜과 과징금이 부과된 전례가 있다. 2017년 12월 국토부는 BMW코리아가 수입·판매한 2개 차종에서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계기반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리콜을 실시했다. 이는 자동차 안전기준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과징금도 부과됐다.

이유 모를 지급 수수료에 AS는 하세월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과)는 “한·미 FTA에서 해당 조항이 존재하는 이유는 비관세 장벽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안전상 문제가 있는 부분까지 손을 못 대는 구조에는 문제가 있다”며 “계기반뿐 아니라 ‘팬텀브레이크’(제동을 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제동되는 현상)가 발생하는 등 오토파일럿 오작동으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가 많이 보고되는데,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모니터링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슬라 소비자들 중에선 테슬라의 판매 및 사후서비스(AS)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 구매자들 사이에서 가장 회자되는 것은 ‘주문 수수료’다. 테슬라 차를 사려면 10만원(미국의 경우 100달러)의 결제 수수료를 먼저 내야 하는데, 이 수수료를 계약금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수수료는 계약금과 달리 자동차 가격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 별도의 금액이다.

문제는 이 수수료가 정부 보조금 지급 문제 등으로 차량 구매가 불발될 경우에도 환불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량 인도 과정에서 마감 품질에 대한 불만으로 구매를 취소할 때도 환불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주문 수수료는 본사 정책에 의해 전세계 시장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며 “주문 단계에서 이 수수료가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비한 국내 사후서비스(AS) 인프라에 대한 불편도 테슬라가 개선해야 할 점이다. 현재 테슬라의 서비스 시설은 서울 강서와 성남 분당 단 두 곳에 불과하고, 제휴 정비업소도 전무하다. 이 때문에 AS를 받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국내 인도 차량이 올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AS를 받기가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코리아는 국토부 측에 올해 중으로 전국에 세 곳의 서비스 센터를 추가 오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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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8호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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