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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기자의 ‘꿈을 Exit’하다(1) 록앤올] 김기사 일본에 진출 

 


▎김기사 내비게이션 화면
제2의 웨이즈가 되려면 해외 진출이 필수라고 판단

“서버가 다운됐습니다.” 2014년 9월 8일 오후 2시 정도, 고향 안동에 있던 당시 록앤올 김원태 대표는 이 전화를 받고 ‘멘붕’이 됐다. 당시 김기사 이용자는 800만 명 정도. 물론 록앤올 개발자는 추석에 사용자 데이터가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에 대비했다. 하지만 놓친 게 있었다. 귀향길은 분산이 돼서 문제가 없지만, 추석 당일 오후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차례를 지낸 후 귀경을 하거나 처가 방문 등으로 사람들이 일시에 이동하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 김원태·박종환 공동대표, 신명진 부사장은 그날 고향인 안동과 부산에 있던 상황.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비행기로, 차로, KTX를 이용해 서울 사무실로 급하게 복귀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김기사’가 선보였던 쿠폰 서비스.
김기사는 어느새 ‘국민 내비’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김기사의 돌풍이 이어지면서 록앤올은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허니’라는 이름의 사이버 머니를 만들었고, 벌집 광고와 음성 광도 등을 유치했다. 성우와 연예인들의 음성으로 길 안내와 전라도와 경상도의 사투리 길 안내 등은 큰 인기를 얻었다. 김기사에 블랙박스 기능을 적용했고, 사용자의 지인이나 가족에게 김기사를 통해 위치를 전송하는 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었다.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김기사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기능을 업그레이드해야 기사화가 되니까 우리는 다양한 도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김원태 파트너의 말처럼, 국민 내비 김기사는 자본과 인력이 여전히 부족한 스타트업의 서비스였다.

록앤올은 여전히 대규모 마케팅이나 광고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들은 사용자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다음(현 카카오) 카페에 김기사 카페를 만들었고, 후에는 사용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네이버에 카페를 만들었다. 록앤올의 소식이나 김기사 업그레이드와 기능 등을 카페를 통해 홍보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카페에 올라오면 가장 먼저 발견한 임직원이 댓글을 달았다. 김기사는 네이버 카페를 통해 24시간 내내 사용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면서 김기사의 문제점과 불편함을 바로바로 해결했다.

또한 김기사의 성장에는 여러 투자사의 도움이 컸다. 투자 유치 대신 독자생존을 고집했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사업의 확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20여 년 동안 함께 일했던 3명의 동지가 있었지만 경영은 여전히 어려웠다.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과정은 외로웠다. 록앤올에 투자사라는 우군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2011년 말 김기사는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대상의 주인공이었다. 이 행사장에서 당시 다음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를 만나서 “우리에게도 아군이 있었으면 좋겠다. 투자 유치를 하고 싶다”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석우 대표의 소개로 한국투자파트너스 심사역을 만났고, 2012년 말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 이후 첫 번째 투자유치였다. 다운로드 100만 건을 넘어서고 월간 검색건수가 3000만 건을 기록하면서 예상치도 못했던 M&A 제안도 받았다. 협상 테이블에서 관련 경험이 없던 이들은 상대방에게 끌려다녔고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다. M&A가 이뤄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록앤올은 계속 성장했다. 이제는 투자사들이 투자를 원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2013년 말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를 비롯해 4개 투자사로부터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돈이 부족해서 투자를 받은 것도 아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돈이 필요할 때 투자를 받으려면 창업자가 끌려다니게 된다.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투자 유치를 하면 기업 가치도 높일 수 있고, 투자 유치 과정도 수월해질 수 있다”라고 김원태 파트너는 조언했다.

2013년 8월 록앤올을 자극하는 소식이 나왔다. 구글이 이스라엘의 내비게이션 스타트업 웨이즈를 인수했다는 뉴스였다. 정확한 인수금액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1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화로 1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인수금액이었다. 웨이즈와 김기사의 차이점을 분석했다. 웨이즈의 시장과 김기사의 시장 규모 차이가 가장 컸다. 한국을 넘어서 해외로 진출해야만 김기사가 제2의 웨이즈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2014년 말 김기사의 월간 검색건수는 1억건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은 지속됐다. 일본 기업이 김기사에 투자하기를 원했다. 2015년 1월 기업가치 1100억원에 일본기업으로부터 52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김기사의 일본 진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일본에서 ‘나비로’라는 이름으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Success Point : 투자 유치를 통해 우군 확보, 해외 진출에 성공, 대규모 마케팅 대신 네이버카페를 이용해 24시간 사용자와 소통

- 최영진 기자 choi.yo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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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0호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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