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CEO UP & DOWN] 윤호영 vs 윤재승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왼쪽, 사진:카카오뱅크),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UP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흑자 전환 성과 등에 연임 확정 ‘방긋’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업계에선 “윤호영 대표의 연임은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다. 윤 대표가 카카오뱅크 설립부터 흑자 전환까지 회사에 기여한 공이 크기 때문이다.

3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2월 16일 제2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윤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임추위는 윤 대표에 대해 “금융과 IT(정보기술)가 결합하는 금융 산업 환경에 필요한 통찰력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설립을 주도하고 이후 유례없는 성장과 빠른 흑자 달성을 이끄는 등 경쟁력 있는 금융회사로 단기간에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업계에선 카카오뱅크 설립과 성장에 대한 윤 대표의 기여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다. 윤 대표는 2014년 카카오 부사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1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혼자서 카카오뱅크 설립을 준비했다. 2017년 카카오뱅크 대표에 오른 이후 2019년 1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2019년 당기순이익보다 약 1000억원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도 윤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표는 평소 직원들과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등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표는 회사 내에서 영어 이름인 ‘대니얼(Daniel)’로 불릴 정도로 격식을 차리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표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카카오뱅크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로 정식 선임된다. 임기는 2년이다. 금융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설립과 성장을 이끈 윤 대표가 올해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 2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 조달 확보 차원에서 연내 IPO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는 어렵고 준비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주관사 등 전문가와 판단해 상장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OWN |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판매 방해 행위’ 공정위 제재에 복귀 물 건너가나


지난 2018년 폭언 논란 등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복귀설’이 돌던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라는 암초를 만났다. 공정위는 3일 대웅제약과 대웅이 부당하게 특허권 침해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경쟁사의 약품 판매를 방해했다며 과징금 22억97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2013년 알비스의 특허 만료로 경쟁사들이 알비스의 제네릭(신약으로 개발한 약이 특허기간이 만료돼 동일성분으로 다른 회사에서 생산하는 약)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하자 경쟁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은 파비스제약 제품에 대한 자체 실험 결과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2014년 말 파비스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은 2015년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으나, 파비스제약은 소송 기간에 자사에 제조 위탁을 검토하던 일부 제약사가 대웅제약으로 거래처를 변경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대웅제약은 또한 2016년 알비스 후속 제품인 알비스D 특허 출원 과정에서 생동성 실험 데이터의 개수와 수치 등을 조작했다. 당시 대웅제약 회장인 윤재승 전 회장이 제품 발매 전까지 특허 출원을 지시했고, 이에 압박감을 느낀 직원들이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허위 데이터로 특허를 받았음에도, 안국약품이 알비스D의 제네릭을 출시하자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안국약품 측은 소송 과정에서 대웅제약의 데이터 조작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대웅제약이 소송상 화해를 유도하면서 소송은 종결됐다.

업계에선 이번 공정위 제재가 윤재승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웅제약 측은 윤 전 회장의 복귀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올해 초부터 윤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대웅제약이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전승호·윤재춘 대웅제약 대표의 임기가 오는 23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에 대한 검찰 수사가 특허법 위반으로 확대되면 특허출원을 지시한 윤 전 회장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1575호 (2021.03.08)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