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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직원 보상’ 요구에 응답하는 재계 

 

현대차 “보상 체계 개선 약속”… LG전자 “9% 인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월 16일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그룹
거세지는 직원들의 성과 보상 요구에 기업들이 응답하기 시작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16일 온라인을 통해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성과급 체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직원이 회사 기여에 비해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성과 보상 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빨리 바꿔서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룹 회장이 임금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직접 청취하고 개선에 나설 것을 약속하는 모습은 이전의 현대차그룹 문화에선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수년간 저조한 임금인상률로 직원들의 불만이 컸던 LG전자는 3월 18일 임금·단체협약협상(임단협)에서 올해 임금 인상률을 역대 최고 수준인 9%로 합의했다. 이는 2018년 이후 매년 4% 안팎이었던 인상 폭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LG전자는 직급별 초임도 최대 600만원 올리기로 했다.

이런 움직임의 시작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불만이 고조되자 자신의 임금을 반납해 직원들의 성과급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직원 처우와 관련해 연이은 파격 행보에 나선 것은 최근 IT업계의 임금인상 릴레이와 관계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IT업체들의 파격적인 성과급 지급과 연봉 인상으로 제조기반 대기업과 임금 수준이 역전되며 직원들의 불만이 커졌고, ‘조직 사기 저하’와 ‘인재 이탈’ 우려가 심화해 최고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이런 분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 3월 12일 네이버 전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금 업계의 보상 경쟁은 IT업계 인력의 보상 수준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너무 급하게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 후유증이 염려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 최윤신 기자

1577호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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