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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컨셉' 인수 불발한 무신사, '29CM'에 눈독 들이나 

 

해외 진출 위해 여성 패션 확대 절실… 몸집 키운 29CM, 시장가 높이는 중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29CM’ 인수설이 업계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판매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타 패션 온라인 플랫폼을 호시탐탐 노리는 무신사가 'W컨셉' 인수에 실패하면서 다음 스텝으로 29CM 인수를 살피고 있다는 이야기다. 13일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29CM 인수 이야기는 보름 전부터 나왔다”며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판매 버티컬을 넓히려는 무신사와 매출 성장세로 최대한으로 회수금을 받고자 하는 29CM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여성 패션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1위는 W컨셉, 2위는 29CM이다. 29CM는 2018년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가 GS홈쇼핑으로부터 300억원을 주고 인수한 쇼핑몰이다.

무신사는 최근 여성 패션 플랫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W컨셉 인수전에서 막판까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SSG닷컴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무신사가 여성 패션 플랫폼 인수에 나선 이유는 하나다. 무신사의 주요 고객은 2030 남성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 패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6년 여성 패션 편집숍 '우신사'를 추가로 오픈했지만 1020 소비자 타깃이어서 2030 여성 소비자를 이끌기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라도 여성 패션 확보가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액 규모가 1조원에 달해 고무적이지만 이는 내수 시장에서 낼 수 있는 최대치”라며 “무신사는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계속해서 꾀하고 있는데, 남성 캐주얼 제품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K-패션이 가미된 여성 패션 제품이 잘 구성된 29CM 인수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29CM와 29CM 투자자 입장에서도 무신사에 인수되는 편이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유리하다. 영업이익이 비교적 낮고, 매출액이 높은 29CM로서는 상장보다 매각을 진행해야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9CM를 운영하는 에이플러스비의 2020년 전체 매출액은 약 257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0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29CM가 몸집을 키우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입을 모은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29CM가 지난해부터 할인 행사와 쿠폰 뿌리기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는 매출액을 늘려 장기적으로는 인수가를 높이는 과정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에이플러스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늘었다. 현재 스톤브릿지캐피탈, KB증권,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29CM의 주요 주주다.

무신사 측은 “내부적으로 명품·여성·골프 등 패션 분야에서 신규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타 플랫폼을 인수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1581호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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