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퐁의 인기 비결, 이색·이종 콜라보
라이선스 계약 1000여 건 이상 체결
▎핑크퐁과 아기상어 캐릭터를 접목한 다양한 콘텐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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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퐁과 아기상어는 글로벌 캐릭터 비즈니스 산업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춘 지적재산권(IP)이다. 핑크퐁 아기상어 영상에 율동을 가미한 동영상 콘텐트는 지난해 11월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본 유튜브 영상’에 등극했다. 핑크퐁의 성공 비결로는 중독성 있는 리듬이 꼽힌다.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화려한 영상도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한몫했다. 덕분에 핑크퐁과 아기상어는 아동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하지만 순전히 캐릭터의 힘으로 ‘대박’을 터뜨렸다고 보긴 어렵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핑크퐁의 모습을 볼 수 있게끔 한 협업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핑크퐁·아기상어의 IP를 보유한 교육 콘텐트 스타트업 스마트스터디는 유튜브 영상을 발판으로 다양한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펼쳤다.가장 최근엔 숙박 플랫폼 야놀자와 손을 맞잡았다. 야놀자는 핑크퐁과 아기상어를 야놀자 캐릭터 모델로 선정하고, 이를 활용한 협업 제품을 제작했다. 핑크퐁 캐릭터가 새겨진 목욕가운, 헤어밴드, 슬리퍼 등을 제작해 한정 패키지를 내놓고 야놀자 숙박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가족 단위의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이색 마케팅이었다.대기업도 핑크퐁 캐릭터의 덕을 톡톡히 봤다. LG전자는 지난 3월 핑크퐁 캐릭터가 자사 건강관리 가전의 장점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KT는 지난해 10월 자사 인공지능 TV 기가지니에서 한글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핑크퐁 한글이랑’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내 최대 건축자재기업 KCC는 2018년 핑크퐁과 손잡고 ‘공동주택 층간 소음 줄이기 캠페인’에 나섰다. 층간소음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이들의 뛰는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사뿐걸음송’이란 교육 콘텐트를 공개했다. 동시에 KCC의 소음 저감형 바닥재 제품을 홍보해 우수한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다. 핑크퐁을 통해 광고와 교육 콘텐트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호평도 끌어냈다.
소비자 접점 많은 B2C 기업이 핑크퐁 선호이처럼 기업과 아동 교육 콘텐트와의 독특한 조합은 SNS상에서 화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B2C 기업이 핑크퐁의 IP를 적극 활용했다. 농심켈로그는 최근 시리얼 브랜드 첵스초코를 통해 ‘첵스초코 핑크퐁 아기상어’ 기획팩을 한정 출시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6월 아기상어 캐릭터를 활용한 귀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배스킨라빈스 석촌호수점’을 오픈했다.글로벌 시장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핑크퐁의 제작사 스마트스터디는 하스브로, 스핀마스터, 크레욜라, 크록스 등과 캐릭터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그중에서도 ‘이색 콜라보’로 꼽히는 건 게임기업 블리자드와의 협업이다. 이 회사는 2018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와 아기상어 캐릭터를 접목시킨 영상을 공개했다. 두 콘텐트의 결합은 접점이 적어 보이는 데도 효과적인 협업 마케팅으로 평가받았다. 핑크퐁 콘텐트를 보는 이들은 아동이지만, 결국 관련 제품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여는 건 게임을 즐겨 해온 젊은 부모 세대였기 때문이다.핑크퐁의 인기는 지자체의 마음도 흔들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핑크퐁·아기상어와 함께 ‘참, 고마워요!’ 응원캠페인을 펼쳤다.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 지침에 적극 참여하는 시민에 대한 고마움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취지였다. 이처럼 일상생활 곳곳에 핑크퐁이 진출하면서 ‘핑크퐁 대박’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제작사 스마트스터디는 핑크퐁의 IP를 발판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스마트스터디의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1.8%, 40.9% 감소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일시적인 부진일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스터디 관계자는 “핑크퐁과 아기상어를 두고 현재 국내외 500여 개 사와 협업을 통해 총 1000여 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라면서 “전 세계 백신 수급이 안정화되고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단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