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은 걸프전 이래 12년 동안 17번에 걸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무시했다. 유엔 결의안 가운데 상당수는 대량살상 무기의 폐기를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안보리는 결의안 1441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라크에 무장해제 의무를 즉각 준수하든지 아니면 심각한 결과를 자초하든지 양자택일하도록 통고한 셈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계속 시간만 끌었다. 미국 편에 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몇몇 국가 수반은 2차 유엔 결의안을 도출해 내기로 결정했다.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뜻을 같이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끌어 들여 유엔 무기사찰 활동이 완료될 때까지 어떤 군사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으로서는 유엔 2차 결의안을 도출하지 않고 전쟁에 뛰어들 경우 비싼 정치적 대가까지 각오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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