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한국 경제, 아직은 괜찮다 

 

한국 언론엔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많지만 외국에 나가보면 한국 경제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이 많다.

요즘 언론에서 한국 경제에 관한 기사를 보면 금방 망할 나라처럼 보인다.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이번 정권의 실정으로 자영업이 다 망해가고 경기가 더 악화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외국 언론에 조금이라도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이내 한국 언론에 대서특필된다. 필자가 반도체업계에 몸담고 있는 까닭에 반도체 경기와 이로 인해 한국 경제 전체가 영향받는 것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낀다. 한국에서 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올해와 같이 반도체 경기가 급랭할때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만만치 않은데 이를 마치 한국 경제 자체의 구조적 문제처럼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필자 또래의 386세대들은 생애 통산 경제성장률이 7% 정도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체험한 386세대가 2%대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 춥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주변국들이나 고소득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과 비교해보면 한국 경제는 우등생에 속한다. Economist지에 실린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 2.2%, 일본 1.0%, 영국 1.1%, 캐나다 1.6%, 유로지역 1.3%다. 우리와 자주 비교되는 독일은 0.5%, 홍콩 0.5%, 싱가포르 0.7%, 대만 2.4%다. 중국의 6%보다는 낮지만 주요 경제국 중에서는 가히 우등생이라 할 수 있다. 부채를 봐도 한국은 가계부채가 좀 높아서 그렇지 정부, 기업의 재무건전성도 주요 경제국 중에 우수한 축에 들어간다. 반도체 관련 국제회의를 가도 외국인들에게 예전과는 다른 대접을 받는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경제강국 사람들에게도 예전처럼 홀대를 받거나 무시당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에 대한 직간접적인 칭찬도 많이 듣는다.


한국 경제에는 인구 노령화, 추격형 성장 전략의 한계, 중국의 거센 추격, 비효율적인 공공부문, 소득 양극화 등 산적한 문제가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들이 있다. 상당수 문제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에만 문제가 있는 듯이 이야기된다. 필자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높게 평가하지는 않는다.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으로 아마추어 같은 정책도 많았다. 중장기 세계경제 전망도 어둡다. 전 세계적으로 불황의 공포가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다. 20년간 기업을 경영하면서 느꼈던 것은 ‘승부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를 비하하지 말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201912호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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