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제2의 수아랩’이 나오려면… 

 

미국 기업에 약 2300억원에 매각된 인공지능 스타트업 수아랩의 성공 비결은 뭘까?

지난 10월 17일 한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수아랩(SUALAB)이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Cognex)에 매각됐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매각가는 1억9500만 달러(약 2300억원), 한국의 기술 분야 스타트업 역사 중 최대의 M&A라는 기록을 세웠다. 수아랩은 2013년 자본금 2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창업 6년 만에 큰 성공을 거둔 원동력은 무엇일까?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다. 여기에 ‘데스 밸리(죽음의 계곡)’로 불리는 창업 3년 사이의 성장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300억원 이상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낸 액셀러레이터가 숨은 조력자다. 팁스(TIPS)로 대표되는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등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액셀러레이터는 2005년 설립된 미국의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다. 액셀러레이터의 시초로 꼽힌다. 설립 후 지금까지 2000여 곳이 넘는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했다. 투자한 스타트업의 가치만 150조원에 이른다. 드롭박스, 에어비앤비 등이 와이컴비네이터가 발굴한 대표적인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다.

아프리카 가나 아샨티 지역의 한 마을에는 ‘아이를 키우려면 온 동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와 잘 어울리는 말이다. 한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 등 투자사가 필요하다. 또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과 재무계획 등 스타트업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은 필수다. 말 그대로 한 회사를 키우려면 온 동네의 도움이 필요한 셈이다.

미국, 유럽과 같은 창업 선진국뿐만 아니라 가까운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창업 환경은 한국에 비해 뛰어나다. 창업 선진국의 젊은이들은 어릴 때부터 기업가정신을 비롯해 창업 관련 교육을 받고 자란다. 끊임없이 탄생하는 새로운 혁신기업, 벤처기업을 보면서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창업에 필요한 자원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건강한 생태계가 있기에 역동적인 선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수아랩의 사례와 같이 기술 스타트업은 우리 경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기업들도 첨단 스타트업이나 벤처와 연결점을 찾아서 대응해야만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우리만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만 제2의 수아랩을 기대할 수 있다.

-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공동대표

201912호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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