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시계 장인 루이 율리스 쇼파드가 설립한 스위스 시계 & 주얼리 명가 ‘쇼파드(Chopard)’가 자사 모델인 미니트 리피터를 혁신한 ‘L.U.C 풀 스트라이크 사파이어(Full Strike Sapphire)’를 선보였다. 특이하게도 이 모델의 케이스는 금속이 아니다. 케이스뿐만 아니라 크라운과 다이얼도 사파이어를 커팅해 만들어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360도로 볼 수 있다. 비금속 시계로는 최초로 제네바 품질 인증(Poinçon de Genève) 마크를 받기도 했다.

특히 시계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까지 따른다. 이유가 있다. 미니트 리피터를 활용해 금속 케이스가 아님에도 무브먼트의 공명음을 만들어냈다. 이를 위해 쇼파드는 견고한 사파이어 징을 사용하고,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공명기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 두 가지 부품을 일체형 구성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풍부한 톤과 강렬한 음향이 탄생했다. 이로써 L.U.C 풀스트라이크 모델은 이 두 가지 특성을 바탕으로 2017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에서 ‘황금바늘상(Aiguille d’Or)’을 수상했다.

몸체와 주요 부품 모두 사파이어로 가공

쇼파드가 이번에 출시한 사파이어 모델은 풀 스트라이크 모델의 기술과 노하우를 총망라했다. 쇼파드는 컨테이너와 콘텐트, 음악적 표현과 투명성을 결합함으로써 진정한 시계학적 악기를 만들었다. 소재의 동질성 덕분에 5개만 생산되는 이 한정판 시리즈는 사파이어 특징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었다.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내구성 측면에서도 다이아몬드에 버금간다. 합성 커런덤으로 만든 이 사파이어는 긁힘 저항성이 가장 높은 축에 들며, 모스 경도계에서 다이아몬드와 거의 비슷한 9를 기록할 정도다. 사파이어 케이스는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기는 해도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몸체뿐만 아니라 운영하는 부품 하나하나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케이스는 지름 42.5㎜, 두께 11.55㎜다. 지금까지 나온 L.U.C 풀 스트라이크 모델과 달리 베젤, 케이스밴드, 크라운, 케이스백과 후면 글라스 모두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만들었다. 그 덕분에 착용자는 시계 외관부터 내부 무브먼트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모두 볼 수 있다. 특히 공정 과정에서 다이얼을 사파이어로 만드는 작업은 매우 까다롭다. 너무 투명하면 다이얼 형태를 읽기 힘들어지기에 쇼파드는 사파이어 크리스털에 새기고 색을 칠한 철도 유형의 미니트 트랙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파이어 링에도 세 가지 요소를 담았다. 첫 번째는 중심에서 벗어난 초 단위 카운터고, 두 번째는 ‘L.U.CHOPARD’ 로고를 넣은 응용 화이트 골드판, 세 번째는 동심원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다. 여기에 바늘 두 개가 무브먼트를 움직이는 태엽통과 미니트 리피터를 움직이는 태엽통에 남은 에너지를 각각 표시한다.

음향과 소리도 이 모델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일체형 사파이어 크리스털·징 시스템의 음향을 최적화하고자 카를 프리드리히 슈펠레가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그는 “2018년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숑(Renaud Capuçon)의 콘서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미니트 리피터 시계가 악기로 설계되고, 다른 무언가, 즉 감성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브먼트 소리에도 명연주자의 감성 담아

슈펠레는 음향과 소리 전문가이자 명연주자인 르노 카퓌숑과 그의 동생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숑에게 전화를 걸어 협업을 제안했다. 세 사람은 제네바 HEPIA 공대 응용음향학 실험실에서 미니트 리피터의 소리를 보정했다. 측정 가능한 음향 기준을 넘어 다른 차원, 즉 청자가 인식하는 소리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분석을 했다. 카를 프리드리히 슈펠레는 시계 제조 정밀성을 담당하고, 르노와 고티에 카퓌숑은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을 보증하면서 제네바 HEPIA 공대의 과학적 지식을 결합한 덕분이다. 이 모든 정보를 파우더부터 완성된 부품까지 사파이어 기술의 모든 요건에 정통한 전문 장인들이 이 모델에 담았다.

- 포브스코리아 브랜드보이스 유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