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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룡 레아컴퍼니 대표 

한방 코스메슈티컬로 세계시장 공략 

신윤애 기자
차별화된 원료로 뷰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 있다. 탈모·피부 치료 효과가 입증된 한방 원료로 뷰티 제품을 만드는 레아컴퍼니다. “화장품으로 피부 문제를 치료하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라는 김홍룡 레아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김홍룡 대표가 최근 홈쇼핑에서 열풍을 일으킨 자운결의 진액팩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으려면 제품에 자신 있게 표기할 수 있는 기능성(효능) 한 가지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해 치료 효과를 내는 ‘코스메슈티컬’ 제품으로 승부합니다.”

지난 6월 9일 만난 김홍룡 레아컴퍼니 대표가 말했다. 김 대표가 말하는 코스메슈티컬이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피부 미용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문 화장품이다. 피부용 의약품은 아니지만 기능성 화장품을 포괄한다. 최근 이 시장은 뷰티업계에서 퍼플오션(레드오션+블루오션)으로 꼽히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해외시장은 2017~2020년까지 평균 8%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며 약 470억 달러(한화 약 50조원) 규모로 커졌고, 국내시장은 15%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 기준 1조원 규모에 다다랐다.

레아컴퍼니는 코스메슈티컬을 지향하는 브랜드 두 개를 운영 중이다. 2019년 론칭한 탈모 케어 브랜드 ‘CH6’와 2021년 론칭한 스킨케어 브랜드 ‘자운결’이다. 두 브랜드 모두 한방에서 유래한 원료를 사용한다. CH6는 당개나리에서 추출한 ‘포시시아사이드-a’를, 자운결은 ‘자운고’를 핵심 원료로 한다. 김 대표는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 경희대 한방신소재학 석사과정, 박사과정에서 화장품에 사용하면 좋을 원료를 연구하고 발굴했는데, 이때 접한 원료들이라고 한다.

“대학원에 다닐 때, 학과 교수님께서 포시시아사이드-a라는 물질의 모발 세포 성장 효과를 연구하고 계셨어요. 결국 이 물질이 기존 발모제보다 효과가 앞선다는 것을 발견했죠. 전 임상을 거쳐 SCI 논문에 그 효능을 알렸습니다. 이를 우리 제품에 적용한 것이죠. 이 특허 기술은 2021년 레아컴퍼니로 이전했습니다. 또 자운결에 활용하는 자운고는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 한의학 서적에 적혀 있는 치료제죠. 지금도 아토피, 건선 등 다양한 피부질환에 처방되는 외용제입니다.”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CH6는 처음 출시한 제품부터 소위 ‘대박’이 났다. 씻어내지 않고 미스트처럼 뿌리면서 탈모를 관리할 수 있는 ‘탈모 세럼’은 홈쇼핑에 론칭한 첫 방송에서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당시 1시간 동안 방송을 했는데 5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자운결의 첫 제품인 ‘진액팩’도 홈쇼핑에 론칭한 첫 방송에서 4000세트가 완판됐다.

이처럼 레아컴퍼니가 빠르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건 김 대표가 홈쇼핑 마케터로서 쌓아 올린 오랜 경험과 남다른 안목 덕분이다. 홈쇼핑 마케팅 회사를 15년간 운영한 그는 수많은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론칭하며 시장성을 보는 안목, 트렌드를 이끄는 전략 등을 체득해왔다. 그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뷰티를 선택한 이유도 홈쇼핑 성공 사례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품, 생활용품 등을 주로 다루다가 ‘로트리(Lotree)’라는 뷰티 브랜드의 색조 제품을 론칭해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뷰티 브랜드는 처음이었는데 반응이 놀라웠어요. 브랜드를 홈쇼핑에 노출하자 매출이 300~400%가량 늘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뷰티 제품의 인기와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거죠. 이후 더페이스샵, 종근당, 아로마미 등 여러 브랜드와 계속 일했고, 국내 브랜드뿐 아니라 해외 제품도 직접 수입해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뷰티 시장이 레드오션이지만 ‘차별화된 원료’가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느꼈어요. 결국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치료 효과까지 있는 원료를 개발해보고자 했죠. 브랜드 론칭 전에 한방신소재학을 배운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가 한방에서 해답을 찾은 건 K뷰티 브랜드로 세계에서 인정받으려면 원료부터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게다가 동양인과 서양인의 피부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데, 한방에서 유래한 성분을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원료를 선정한 후엔 틈새시장을 찾기 위해 해외 뷰티 박람회들을 다니며 해외시장을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찾았다.

“박람회에 가보니 헤어 에센스 시장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그에 비해 탈모 케어 제품은 대부분 샴푸 형태로만 출시돼 있었어요. 탈모 개선 효과가 있는 케어 제품을 에센스(세럼) 형태로 만들어 ‘간편한 탈모 관리’라는 메시지를 내세운다면 기회가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첫 제품을 세럼으로 만들게 됐고, 앞서 말했듯 홈쇼핑에서 ‘대박’이 났습니다.”

현재 이 세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탈모 인구가 많은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미국 등으로 수출하며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더불어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탈모 샴푸, 단백질이 풍부한 트리트먼트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모든 제품에 레아컴퍼니의 특허 물질인 포시시아사이드-a를 넣어 탈모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염색 샴푸 시장에도 도전장

CH6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무렵, 김 대표의 눈에 가족들의 피부 문제가 들어왔다. 자녀들은 여드름성 피부로, 아내는 염증성 피부로 힘들어했다. 병원을 다니며 알약과 연고를 처방받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다고. 그는 “대학원에서 배웠던 내용과 『동의보감』 등 관련 서적을 뒤져 효과가 있을 만한 한방원료를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자운고가 다양한 피부질환에 치료 효과가 좋다는 기록들을 발견했고, 자운고를 활용한 제품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사용하도록 했다.

“실험을 거듭해 가장 효과가 좋은 레시피를 찾았습니다. 자운고의 한방 성분을 저온에서 768시간 추출해 달여 숙성하는 것이죠. 이 방법으로 자운결의 제품들을 출시했습니다. 세안제부터 기초 제품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죠. 세안제를 만든 이유는 아내 때문이에요. 메이크업을 지울 때 사용하는 클렌징 제품엔 유분기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메이크업 잔해물과 유분기가 잘못 얽혀 덩어리지면 모공을 막아 염증이 생기죠. 아내의 염증도 이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었고요. 우리 제품엔 자운고뿐 아니라 흡착력이 뛰어난 성분을 넣어 모공 속까지 말끔히 청소하도록 했습니다. 아내의 피부가 맑아지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이 제품이 바로 홈쇼핑에서 화제가 됐던 진액팩입니다.”

최근엔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염색 샴푸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얼마 전 레아컴퍼니는 식약처에서 허가한 식물성 폴리페놀 성분에 알칼리성 염료를 결합해 새치를 검게 물들이는 기술로 제형 개발에 성공했다. 첫 제품은 6월에 출시됐다. 그는 “양이온의 알칼리성 염료가 음이온을 띠는 모발에 이온결합 해 염착성을 내는 동시에 폴리페놀 구조를 가진 자연 유래 성분이 샴푸 과정 중 모발을 자연스럽게 산화시켜 한 번 더 염착 효과를 준다”며 “식약처가 문제를 제기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물로 헹구어내면 새치가 커버되는 안전하고 편리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직접 발굴하고 개발한 원료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는 김 대표. 그는 앞으로 R&D 투자 규모를 늘려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경희대 한방신소재학 관련 산학단, 우리 회사와 협약을 맺은 공장인 에그리나의 연구진이 함께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 회사 연구소가 설립됩니다. 우리 연구소에서 전 세계인이 쓸 수 있는 피부 치료 화장품을 만들어 K뷰티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R&D에 투자를 많이 해야 좋은 상품이 나오고, 결국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 기회가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오 회사들은 100억원 대 규모로 R&D 투자를 진행하더라고요. 저희도 그 규모의 금액을 투자하는 게 목표입니다.”

레아컴퍼니 브랜드 & 제품 라인업

탈모 케어 브랜드 CH6: 숫자 6에는 소비자의 고민을 6가지로 나눠 수많은 고민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모발 세포 성장 효과가 있는 당개나리에서 추출한 ‘포시시아사이드-a’를 넣어 만든 세럼, 샴푸, 트리트먼트 등이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자운결: 『동의보감』에 피부질환을 다스리는 처방이라고 기록된 ‘자운고’의 한방 성분을 저온에서 768시간 추출해 달이고 숙성한 원료를 사용한다. 진액팩, 트러블 수분밤, 수분크림, 미스트 등이 있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207호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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