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회에도 불황은 있었다. 그러나 상업이 발달했던 서구사회와 달리 동양의 농본국가였던 조선에서 불황은 대부분 기근에서 비롯됐다. 조선은 이 불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조선사회의 근본까지 흔들었던 ‘경신대기근’을 중심으로 조선사회의 위기 대처법을 살펴본다.
10년 전의 IMF 사태에 이어 다시 경제위기가 닥쳐왔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산업화·세계화의 산물이지만,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전쟁이나 흉년으로 인한 위기가 더 많았다. 1960년대만 해도 보릿고개나 춘궁기(春窮期)라는 말이 있던 농경사회였다.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는 속담은 농경사회에서 흉년이 얼마나 큰 고통인가를 잘 말해준다.
그러나 체제는 달라도 그때나 지금이나 위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위기는 지배체제가 한계에 봉착했음을 말해주는 산물이라는 점이다. 농경사회에서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 큰 위기는 전쟁과 흉년이었다. 우선 흉년(凶年)의 원인은 대개 다섯 가지다. 한해(旱害·가뭄)·수해(水害)·냉해(冷害)·풍해(風害)·충해(蟲害)인데, 이 중 두 가지만 겹쳐도 쑥대밭이 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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