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Home>월간중앙>사람과 사람

“잃어버린 예술계 역사, 연극인 손으로 되찾다” 

구자흥 34년 만에 복원한 명동극장장  

글■전유나 월간중앙 인턴기자 [jangwh_35@naver.com]

현재 연극계 최고의 화두는 단연 ‘명동예술극장’의 개관이다. 과거 서울 명동을 예술의 중심지로 이끌었던 ‘명동국립극장’이 오는 6월5일 명동예술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1975년 말 국립극장이 서울 장충동으로 이전하면서 명동국립극장은 대한종합금융에 매각됐다. 이후 1994년부터 명동극장 복원운동이 시작됐고, 2003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다시 극장 건물을 사들여 복원에 들어갔다.

기간은 3년이었지만 복원하기까지는 많은 사람의 열정, 그리고 10년이 넘는 노력의 세월이 있었다. 명동예술극장 극장장으로는 지난해 11월 연극인 구자흥 씨가 임명됐다.

구 씨는 “34년 만의 복원으로 명동예술극장이 예술의 중심지로 다시 기대를 모으게 돼 감회가 새롭다. 과거 예술가들의 고향이었던 명동이 다시 예술가들의 고향이 되기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읽어버린 것을 연극인의 노력으로 다시 찾는 것입니다. 정통 연극을 제대로 하는 무대 조건을 확보한다는 점이 연극계 중흥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중년층이 1970~80년대 명동을 예술의 중심가로 만들었던 젊은 층입니다. 그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는 극장이 되어 연극 관람객 층이 넓어지기 바랍니다.”

명동예술극장은 ‘무(無)대관’이라는 독특한 운영방식을 취한다.“대관하지 않고 실력 있는 연출가와 극단이 함께 작업할 것입니다. 우리 스태프 진이 함께 참여해 기획한 작품만 올릴 예정입니다. 잘 구성한 출연진, 긴 연습시간을 통해 명품 연극을 무대에 올릴 것입니다. 좋은 창작극이 나와야 한국연극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좋은 연극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구 극장장은 1970년 연극을 시작한 이래 명동극장과 깊은 인연을 맺었고 40년 가까이 공연기획자로 일해오면서 연극과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의정부예술의전당 관장 시절에는 ‘의정부음악극축제’와 ‘천상병예술제’를 기획하고,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는 일반인들에게 연극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상록수프로젝트’와 ‘안산라틴연극제’ 등을 통해 극장예술의 대중화에 힘썼다.

200905호 (2009.05.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