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60년 만에 전역하는 국군포로들…
북에서는 고향 생각, 남에서는 가족 생각에 비통한 나날 보내
죽기 살기로 국경을 넘어 고국의 품에 안겼지만 기쁨도 잠시다. 남쪽에 내려온 국군포로들은 북에 남겨두고 온
가족들 걱정에 또 밤잠을 못 이룬다. 남과 북, 어느 하늘 밑에 살아도 가슴은 여전히 아프다.
2008년 4월 강원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전역식이 열렸다. 82세의 정모 할아버지가 하사 계급장을 달고 군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채 떨리는 마음으로 사단장 앞에 섰다. 2007년 11월 남쪽으로 귀환한 그가 60년 만에 전역 신고를 하는 날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22세의 육군 보병 사관후보생이었던 정 할아버지는 북한에 포로로 끌려간 지 60년 만에 두만강을 건너 탈출, 고국에 돌아왔다. 이날 그는 부대에서 미리 준비한 무개차에 타고 군악대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병사들의 사열을 받았다.
정 할아버지는 최근 전화 통화에서 “지옥 같은 세상에서 나와 분에 넘치는 전역식까지 받게 되니 꿈만 같았다. 조국이 잊지 않고 나를 기억해주고 받아줘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2년 전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 듯 목소리는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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