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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주미선의 ‘외길 30년’ 

“난 사람이 좋아 오트 쿠튀르로 간다” 

주미선 ‘미쉔주’ 대표는 패션 디자이너의 길로 나선 지 올해로 30년을 맞는다. 그의 신사동 사옥에 전시된 의상 중에는 낯익은 옷이 많았다. 그가 디자인한 역대 대통령 부인의 깔끔한 정장과 인기 TV 드라마 연기자들의 화려한 의상이 눈에 익숙해진 까닭이다. 충무로의 평범한 디자이너에서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에 오르기까지 ‘맞춤옷’ 한 우물을 파온 외고집 인생을 돌아보았다.
“뷰티플(beautiful), 뷰티플(beauti ful).” 파티장에 있던 여성들의 눈이 일제히 한쪽으로 쏠렸다. 저마다 화려하고 세련된 드레스를 입은 그들이지만 한 한국 여성이 입은 드레스에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1980년 어느 날 미군 공군 장교들의 파티석상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군 장교 부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한국군 장교의 부인은 수수하면서도 아름다운 드레스 차림이었다. 이제껏 그 파티에서 한국인 여성의 드레스가 주목받기는 처음이었다. 절제된 듯하면서 몸의 곡선을 돋보이게 만드는 디자인,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미를 풍기는 색감…, 부자연스러움이라곤 어디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옷이었다.



모두가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값비싼 드레스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옷은 충무로의 한 젊은 디자이너가 만든 것이었다. 그때 받았던 뜨거운 찬사가 그의 큰 자산이 됐다. 오트 쿠튀르 브랜드 ‘미쉔주’의 주미선(54) 대표의 30년 전 회고담이다. 대학에서 의상학을 공부한 뒤 1년여 동안 국내 유명 패션회사를 다니던 그는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공군 장교 부인들이 파티용으로 입는 드레스를 만들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스물다섯 살 초보 디자이너에게는 꿈같은 유혹이었다. 두렵기도 했지만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마침 그가 어릴 적부터 꾸었던 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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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호 (201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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