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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한국 경제 덮친 메르스 후폭풍 

쪼그라드는 서민 경제, 쓸 카드 없어 답답한 정부 

장원석 이코노미스트 기자
직격탄 맞은 관광·유통업계 … 2~3분기 최악의 내수 부진 불가피
#1 서울 중구의 한 찜질방. 주변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와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다. 평소 같으면 낮에도 북적거리는 게 정상인데 손님은 10~20명에 불과했다. 예약을 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감염 우려 때문에 아예 출발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찜질방 관계자는 “평소보다 손님이 10분의 1로 줄었는데 기본 운영비를 맞출 수가 없어 당분간 문을 닫는 걸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메르스가 수인성 전염병도 아니고 이게 왠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 면세점과 붙어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평일 낮에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는 농담이 통할 정도로 평소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 역시 갑자기 찾아온 메르스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관광객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어야 할 1층 화장품 매장 점원들은 스마트폰을 보거나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한 점원은 “6월 초부터 급격히 손님이 줄었다”며 “관광객이 몰리는 시간엔 줄을 서 기다릴 정도였는데 당분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 역시 “치울 게 없다”며 씁쓸해 했다.

메르스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초반에 잘 막았으면 별 탈 없이 지나갔을 일이다. 대부분의 나라는 그렇게 잘 방어했다. 우리는 아니었다. 국민들은 1년 전 세월호 참사를 다시 떠올린다. 시스템은 여전히 허술했고, 빈틈은 넘쳤다. 사태를 수습해야 할 정부는 또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했고, 그러는 사이 사태의 장기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국민들이 적어도 두세 달은 더 불안에 떨어야 할 처지다. 더 큰 문제는 미약하지만 회복 기미를 보였던 한국 경제가 다시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2~3분기 최악의 내수 부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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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호 (201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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