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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특집 | 인터뷰]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135석+α로 원내 1당 오르는 것이 목표” 

최경호 월간중앙 차장 사진 전민규 기자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 쇄신이 관건… 야당이 대안으로 가능성 인정받을 수 있다면 승산은 충분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135석+α로 원내 1당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양극화·불평등이 극심해진 민생현장에서 소득을 끌어올리는 한편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고 조절적 시장경제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걸(59)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의 인터뷰는 한차례 ‘불발’ 후 성사됐다. 인터뷰 당일 이 원내대표를 만났으나 “요즘 우리 당 상황이 이렇다”며 정중히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그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었다. 12월 7일 오후 예정됐던 인터뷰는 3일 뒤인 10일로 연기됐다.

그 3일 동안 야당은 더욱 심하게 요동쳤다. 12월 6일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튿날 부산에 문상을 다녀온 뒤 잠적했다. 문재인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공동 창업주인 안 전 대표의 탈당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혁신전당대회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월간중앙>은 12월 10일 오전 7시30분 이 원내대표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다시 만났다.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인터뷰는 간단한 조찬을 겸해 이뤄졌다. 총선보다 오히려 분당(分黨)을 먼저 염려해야 할 처지였지만 이 원내대표는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총선 걱정도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총선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당에 대한 민심을 어떻게 읽고 있나?

“굉장히 무겁게 느끼고 있다. 민생을 엉망으로 만든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커질수록 새정연에 대한 비판도 커진다. 새정연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포기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버림받게 될 것이다.”

공천에서 인적 쇄신은 어느 정도까지 이뤄져야 유권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보나?

“국민의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면 실패다. 우리 당은 지금까지도 쇄신과 개혁을 해왔지만 총선을 앞두고 더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당장 지지도로 연결되진 않지만 결국에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치도 사람에 의한 행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원)들을 어떻게 쇄신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하위 20% 현역의원 공천 탈락(컷오프) 혁신안을 마련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는 비록 정치적 ‘감’과 리더십에 의해 옥석을 가리긴 했지만 대체로 국민의 평가를 받았다. 현역의원 20% 물갈이를 놓고도 말이 많은데, 우리 당은 총선 때마다 30~40% 물갈이를 했었다. 20%로는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현역의원 중 의정활동 평가 등에서 하위 25%에 해당되는 인사는 공천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마련해 현역의원 대폭 물갈이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지역구에 비정치권 외부인사 50여 명을 공천했다. 지역구 전체 공천자 231명 중 22% 정도를 외부에서 수혈한 것이다. 하지만 공천자 231명 중 현역의원 92명을 제외한 139명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 외부인사 영입비율은 36%로 올라간다.

반면 새정연은 지역구 후보 207명 중 40여 명(약 20%)을 정치권 경험이 없는 외부인사로 채웠다. 현역의원 42명을 제외하면 외부인사 비율은 26%였다. 외부인사 비율이 여당에 비해 낮았던 것은 17대 때 초선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때 낙선했던 인사들이 19대 때 대거 재도전했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승패의 기준은 의석수다. 몇 석을 목표로 하나?

“이렇게 편파적으로 국민을 괴롭힌 정권은 없었다. 그럼에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대안을 만들지 못하다 보니 우리 당이 국민에게 꾸중을 듣는 것이다. 그래도 새정연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파탄 낸 민생을 회복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일을 하려면, 차기 대선에서 집권하려면 현재 의석(127석)보다 약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드시 원내 1당이 돼야 한다. 135석+α가 목표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으로 야권 분열이 불가피해졌다. 총선에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안 전 대표의 탈당선언 3일 뒤인 12월 16일 오후 전화통화를 통해 들었다)

“현재로서는 ‘1여다야’의 불리한 구도가 될 수밖에 없지만 다른 각도에서도 볼 수 있다. 19대 총선 때와 비교하면 야권 지지층이 이완·이탈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제왕적 대통령제가 부활한 현 상황에 대해 야권 지지층의 견제·균형심리가 작용할 것이다. 결국에는 사표 방지심리, 거대여당 견제심리가 새정연에 표를 몰아줄 것으로 믿는다.”

“서민들은 IMF 때보다 더 힘들어 한다"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보나?

“서민들은 IMF 외환위기 때보다 힘들어한다. 국민이 ‘새정연이 하자는 대로 하면 이렇게까지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새정연이 대안으로 인정받는다면, 대안으로서 가능성을 비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새정연은 대안으로 인정받을 능력도, 의지도 있다.

19대 총선 때와 비교해볼 때 ‘정치지형’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진단하는가?

“여당이 한 일들을 보면 정말 최악이다. 우리 당이 국민에게 ‘이 당에 조금만 힘을 주면 기대할 만하다’는 기대감을 심어 준다면 2014년 지방선거(광역단체장 기준 새정연 9석, 새누리당 8석) 때보다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수도권의 중간 층을 중심으로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우리 당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대통령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야당만 비판하고 있다. 만일 선거에 개입할 의도가 있었다면 이는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에 해당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하루 앞둔 12월 8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야당의 참여정부 집권 시절 정책까지 거론하면서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을 반대하는 야당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명분과 이념의 프레임에 갇힌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 “노동시장 개혁 거부는 청년과 나라의 미래에 족쇄”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총선 결과가 2017년 대선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총선에서 약진하면 다음 대선전(戰)에 상당한 탄력을 받겠지만 지금보다 쪼그라든다면 대선도 어려워질 것이다. 우리는 곳간에 쌓아둔 곡식이 없다. 한 번 지면 다시 추스를 여력이 없다. 그만큼 절박하다. 총선에서 총력을 다해 승리해야 한다.”

원내사령탑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당이 반드시 대안을 만들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모한, 근거 없는 우리 당에 대한 공격행위에 이성을 잃지 않고 적절하게, 설득력 있게 대처하면서 국민에게 차분히 설명해나가겠다. 양극화·불평등이 극심해진 민생현장에서 소득을 끌어올리는 한편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고 조절적 시장경제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겠다. 모든 세금감면의 혜택이 재벌·대기업에 돌아가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아 서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 글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201601호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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